[시선뉴스 김병용] 최근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팟캐스트 방송으로 시작해 인기를 얻어 15분짜리 공중파 자투리 방송으로 편성되더니, 이제는 70분짜리 정규 방송으로 확정되었다. ‘통장요정’이라 불리는 김생민과 그의 방송 ‘김생민의 영수증’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절약’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용어가 유행이었다. 한 번뿐인 인생, 깊이 고민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제는 판도가 바뀌었다. 절약해야 잘 살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가 젊은 층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면서 절약하는 소비습관을 가진 그룹을 칭하는 ‘첵카족’, ‘염전족’ 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첵카족, 염전족_픽사베이]

‘첵카족’과 ‘염전족’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검소한 생활을 택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첵카족’은 최대한 돈을 적게 쓰기 위해 체크카드만을 사용하는 이들을 칭하고, ‘염전족’은 마치 짠 내가 날 정도로 소비를 아끼는 이들을 칭한다.

어느 한 취업포털 기관의 소비습관 관련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67%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첵카족’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첵카족’ 생활을 하는 직업군은 소득이 꾸준한 직장인보다 소득이 적고 불안정한 대학생이 많았다.

또한 평소 절약하는 소비습관을 가진 이들은 식비와 영화, 공연 등 문화생활비를 가장 절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가까운 거리를 걸어 다니는 습관과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는 습관, 정기 할인 날짜나 적립금 혜택 등을 이용하는 습관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첵카족’과 ‘염전족’이 생성된 이유는 불안한 현시대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비를 즐길 수 없는 청년들과 사회 초년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절약하려는 의지가 강해 선택적으로 ‘첵카족’이나 ‘염전족’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고용과 수입 사정 등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절약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는 위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사회 초년생의 37%가 100만 원에서 150만 원 미만의 첫 월급을 받았다. 50만 원에서 100만 원 미만의 첫 월급을 받는 청년층도 16%에 달했다. 즉 절반이 넘는 사회 초년생들이 15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간다. 그렇기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살이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를 대비해야만 한다. 절약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방송인 김생민은 절약 정신이 깃든 영수증을 보면 ‘그뤠잇!’이라고 외친다. 반면 과소비의 증거가 담긴 영수증을 보면 ‘스튜핏!’이라고 외친다. 고용불안 속 100세 시대에 접어든 우리에게 어떤 단어가 더 적절할지는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무조건 아끼지 않되, 과소비를 지양하는 생활을 통해 ‘슈퍼 그뤠잇!’한 미래를 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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