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민서] 열매는 익고 잎은 알록달록 단풍이 드는 결실의 계절 가을. 때문에 가을을 풍요롭고 낭만의 계절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골칫덩이로 여기는 가을의 산물이 있다. 바로 ‘은행’과 ‘낙엽’이다.

먼저 은행은 노랗고 아름다운 잎과는 달리 가을 거리 악취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있는 상황이다. 거리에 떨어진 은행에서 나오는 악취로 많은 사람은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에 게다가 인도 가득 떨어진 은행은 지뢰밭을 연상케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도대체 왜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는거야?’ 라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은행나무는 대기 정화력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 적합하다. 따라서 암나무에서 은행이 떨어지므로 최근 자치구들은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고 있다.

허나 아직도 은행 암나무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각 지자체는 골칫덩이로 떠오른 은행 처리에 고심 거듭 끝에 은행이 악취와는 달리 건강 별미 식자재로 이용되고 있음에서 착안,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골칫덩이’를 ‘복덩이’로 탈바꿈하고 있다.

은행이 불우이웃을 돕는 보배로 재탄생 한 곳이 있다. 서울 구로구는 떨어지기 전 채취한 열매를 선별해 오류나들목(IC) 어린이 도시농업 체험장에서 건조한 뒤 구로희망푸드마켓에 기증했는데, 이를 홀몸 어르신이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원하는 시민들에 제공하는 곳도 있다. 광주광역시는 악취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11월10일까지 은행나무 열매 채취 기간을 운영 중이다. 열매 채취는 채취 기간에 신청서를 작성해 접수하고, 채취 요령 등 주의사항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으면 가능하다. 단, 사전 신청 없이 은행나무 열매를 무단 채취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은행 못지않게 골칫덩이인 낙엽 역시 아름다움은 잠시 뿐 쓰레기는 물론 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낙엽의 활용을 두고 고심 끝에 낙엽이 좋은 ‘퇴비’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강동구는 가로변 낙엽을 전량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해 자원 선순환은 물론 처리예산 절감까지 노리고 있다. 수거한 낙엽을 활용해 펠릿 제조, 펠릿은 음식물 퇴비화 혼합재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낙엽처리량은 476톤을 수거. 선순환센터에 170톤, 농가와 화원 306톤의 비료를 제공했다. 쓰레기 감소와 처리비 예산 절감(5천 5백만 원)까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노원구는 낙엽을 이용해 친환경 퇴비를 만들어 아파트, 학교, 텃밭 등의 수목이나 농작물, 꽃을 기르는 비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수거해 낙엽퇴비장에서 담배꽁초 등 이물질을 가려낸 후 2~3년간 묵혀 친환경 비료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가을의 골칫덩이였던 은행과 낙엽이 아이디어가 더해져 보배로 탈바꿈되고 있다. 도심의 환경을 정화하는 가로수. 이제는 쓰레기마저 도움이 되니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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