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핵가족화를 넘어 개인 가족 형태가 만연하면서, 노인들의 주거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부모를 모시는 일이 당연시 되었다면, 최근에는 이를 두고 형제간에 갈등은 물론 심한 경우 소송까지 오가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 등 다양한 형태의 노인끼리 주거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부모의 부양 문제가 비극을 낳고야 말았다. 95세의 A씨가 자신에 대한 부양문제로 다투는 딸을 폭행가고 사위에게는 흉기까지 휘두른 것. A씨는 자식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미리 흉기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9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미국 시민권자 A씨(95)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8일 오후 10시 20분쯤 서울 금천구 큰딸 집에서 막내 사위 B씨(42)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비극은 왜 벌어진 것일까? 사건이 벌어진 당일 A씨의 큰딸과 막내딸은 아버지의 부양을 두고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자 화가 난 A씨는 막내딸의 뺨을 때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막내 사위 B씨가 A씨를 말렸고, 이에 A씨는 숨겨둔 흉기로 B씨의 목과 옆구리를 찌르고 말았다. A씨는 현장에 있던 가족 중 한 명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다행히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들의 불화는 점차 쌓여오다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에 앞서 지난해 12월 아들과 함께 미국에 살던 A씨가 한국에 돌아오자 부양 문제를 두고 딸들 간에 평소 다툼이 잦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A씨는 막내딸 집에 머무는 동안 딸이 자신을 내보내려 한다고 생각해 막내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씨는 자식들을 만나는 자리에 왜 흉기를 준비해 간 것일까? A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한 이유에 대해 “해코지를 당할까 봐 방어 차원에서 흉기를 챙겼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가족 간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있었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 과거에는 당연시 되었던 것들이 이같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 중 부모에 대한 부양문제는 이제는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지금 당장에 없다. 그저 가족 간의 끊임없는 소통과 이해로 가장 현명한 방법을 도출해내는 것 뿐.

실버세대, 사회적 복지와 함께 가족 내 갈등에 대한 문제도 우리 모두가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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