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영화나 드라마 감상에 있어 배우의 연기력은 중요하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의 경우 배역과 혼연일체의 연기를 보다보면 오롯이 작품에 빠져드는데, 거기다 만약 배우의 외모마저 실존 인물과 유사하다면 그 몰입도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당시에는 전하기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서 외모는 물론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실존인물 아니야?’라고 오인하게 만든 싱크로율 100%의 배우에는 누가 있을까?

첫 번째, 전두환 싱크로율 100% 배우 故박용식

[사진/MBC 제4공화국 방송 캡쳐]

- 군사정권 시절을 다룬 작품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고 배역의 캐스팅도 상당한 이슈가 된다. 그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 <제3공화국>과 <제4공화국>에서 전두환 역할을 맡은 배우 故박용식은 그 분?과 흡사한 외모로 등장 자체만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배우 故박용식은 전두환 역으로 캐스팅되기 이전부터 닮았다는 이유로 그 분?의 특별한 관리를 받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바로 1979년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환과 닮았다는 지적에 故박용식의 TV 출연이 전면 금지된 것. 그렇게 故 박용식은 괜한 불똥에 전두환 정권이 막을 내린 1988년까지 무려 10여년간 방송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에 故박용식은 방앗간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는데, 이러한 피해에 대해 전두환이 1991년 개인적으로 불러 사과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故박용식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65학번으로 실제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있었기에 닮은 외모 이외에 뛰어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연기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던 것은 아닐까. 안타깝게도 2013년 유비저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향년 68세의 나이로 별세해 현재 故박용식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두 번째, 박정희와 목소리와 특유의 미소까지 닮은 배우 이창환

[사진/MBC 제4공화국 방송 캡쳐]

- 무려 일곱 작품에서의 박정희 역할. 실제 박정희를 보지 못한 세대는 아마도 박정희를 언급하면 배우 이창환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특히 배우 이창환은 외모뿐만 아니라 음성과 말투 그리고 미소까지도 철저히 연구해 박정희 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배우 이창환은 "그 분은 말투에 비음이 섞이는 특징이 있어 육성녹음을 반복해 들으며 어투를 익혔다"라고 언급해 단지 외모가 닮아서가 아닌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75년 연극배우로 첫 데뷔를 하고 이듬해 MBC 문화방송 8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해 그 후 드라마 <제3공화국>, <제4공화국>, <제5공화국>, <야인시대>, <대한민국정치비사> 영화 <삼김시대>, <잘살아보세> 등 뛰어난 연기로 박정희 역을 소화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 배우 이창환. 그 덕에 극의 현실감은 살았고 심지어 그 당시를 그린 작품이라면 으레 배우 이창환의 등장이 자연스러워질 정도가 되었다. 이 외 다양한 역으로도 등장했던 그가 또 어떤 깊은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세 번째, 광기서린 히틀러의 몰락을 묘사한 배우 브루노 간츠

[사진/영화 '몰락' 스틸컷]

- 범세계적인 야욕으로 세계대전을 촉발한 전범자 아돌프 히틀러. 영화 <몰락. 2014>에서 그런 그의 광기부터 몰락까지 세심하게 표현해 내 찬사를 받은 배우가 있다. 바로 독일의 배우 브루노 간츠(Bruno Ganz)이다.

영화 <몰락. 2014>은 1941년 실제 히틀러의 최측근 비서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무엇보다 실제와 같은 히틀러 역이 필요했다. 그래서 감독 올리버 히르비겔은 히틀러 역에 고심을 하게 되고 결국 브루노 간츠를 선택하게 된다. 브루노 간츠는 영화 몰락에서 분장의 도움으로 히틀러와 유사한 모습을 연출한 것 외에 특유의 광기어리지만 불안한 눈빛 연기로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서서히 무너지는 그의 권력 앞에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선택을 하는 등 감정의 변화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올해로 76의 노장이지만 57년째 여전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브루노 간츠. 그는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인 타임스 오브 페이딩 라이트>에서 좋은 연기로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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