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 디자인 이연선 pro]

▶도로시아 랭 (Dorothea Lange)
▶출생-사망 / 1895. 5. 26 ~ 1965. 10. 11
▶국적 / 미국
▶활동분야 / 사진작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서부로 내몰린 이주 농업 노동자 가족들의 참상을 대중에게 알린 여성 사진작가.

-소아마비를 겪은 몸으로 사진기를 들다

미국 동부 뉴저지에서 자란 도로시아는 7살에 소아마비에 걸린 후 평생 오른편 다리를 절었다. 불편한 몸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모두 혼자 겪어내야 했던 도로시아 였지만, 그래서일까. 그는 내면이 강인해 졌다. 맨해튼에서 학교를 마친 후 그녀는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사진학과 강의를 듣는 것 외에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배웠으며 사진 일을 찾아 샌프란시스코까지 갔다.

-캘리포니아 긴급구호현장에서 만난 이재민들의 삶

샌프란시스코에서 후원자를 만나 스튜디오를 차린 도로시아. 초기에는 초상 사진에 열중했으나 1932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도 실업과 불황이 닥치면서 생활이 쪼들리기 시작했다. 도로시아는 농업과 노동에 관심이 많은 버클리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폴 테일러를 만나게 되었는데 테일러는 캘리포니아의 긴급구호관리 현장 책임자로 북서부에서 몰려드는 이재민들의 생활조건을 조사하는 과제를 맡았고 테일러의 강의를 들으러 다닌 도로시아는 그의 조사팀에 합류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튜디오 초상화를 벗어나 다른 사진작가들처럼 카메라를 들고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 뉴딜 정책의 일환인 농장안전운영단(FSA) 프로젝트 참여

농장안전운영단(FSA)은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소작농과 빈곤한 농민들에게 캠프와 일거리를 제공하고 나아가 경작지와 농장 현대화를 추친 하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민들에게는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있고 정부는 무슨 일을 하는가를 알리는 데 사진을 사용하기로 했다.

랭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캘리포니아 이재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1936년 캘리포니아 이재민 촌인 임페리얼 계곡에서 찍은 97장의 사진은 이주민들이 취사와 세탁에 관개용 물을 사용하는 실정을 포착했다. 구조사무실에 몰려든 군중들의 표정도 살려냈으며 유랑하는 여성들이 청결을 유지하려는 모습은 여러 장의 사진으로 반복 표현되었다.

-20세기의 상징 ‘이주민 마돈나’ <이주민의 어머니>의 탄생

그녀는 캘리포니아에서 하루 종일 몸을 구부리고 일하는 농장 일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랭은 멕시코 노동자들, 일본인 소유의 농장에서 상추를 따고 있는 필리핀인들에게도 카메라를 맞추었다. 힘없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은 그녀의 주제였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 바로 ‘이주민의 어머니’라는 작품이다. 이 사진을 포함한 그녀의 사진과 농장안전단의 사진은 언론의 관심을 모았고, 뉴욕에서 열린 국제사진전시회는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그녀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가치는 1941년 구겐하임 수상의 영광으로 보답 받았다.

소작농과 농가, 이주 노동자의 처지를 세상에 알린 사진작가 도로시아 랭. 현실에서 그들은 소외받고 핍박받는 계층이었지만 그녀의 사진 속에선 상류층을 찍을 때나 다름없이 기품 있는 개인으로, 한 국가의 시민의 모습으로 담았다. 기록의 가치와 메시지가 담긴 그녀의 작품은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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