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인턴] 앨범이 가득 담긴 기계에 동전을 넣고 선곡을 하면 왕년의 히트곡을 들려주는 음악상자처럼, 유행했던 대중음악을 활용해 만든 뮤지컬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한다. 2000년대 이후 주크박스 뮤지컬은 급속하게 확산됐는데 이에 해당하는 뮤지컬 세 편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맘마미아>

출처/위키미디아

<맘마미아>는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했던 스웨덴 팝그룹 아바(ABBA)의 음악에 착안되어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1999년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프로듀서로 ‘쥬디 크레이머’, 대본 ‘캐서린 존슨’, 연출 ‘필리다 로이드’ 등이 작업에 참여하였다.

이 뮤지컬의 음악은 ‘Dancing Queen’, ‘Thank You for the Music’, ‘Money, Money, Money’, ‘Voulez Vous’, ‘I Have A Dream’, ‘SOS’ 등의 히트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뮤지컬의 제목인 ‘Mamma Mia’는 1975년 그룹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노래 제목을 딴 것이다. 뮤지컬의 내용은 영화 <buona sera, mrs. campbell>(1968)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다.

그리스 지중해의 작은 섬. 젊은 날 아마추어 그룹 리드싱어였다가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녀의 스무 살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소피는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 한다. 그러던 중 엄마가 결혼 전 쓴 일기장을 몰래 보게 되고 그 안에서 찾은 세 명의 남자 샘, 빌, 해리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낸다.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옛 친구들이며 소피의 친구들이 함께 결혼 준비를 하는 가운데 도나의 옛 연인 3명이 한꺼번에 도착한다. 도나는 그들을 보고 당황하지만 이내 같이 결혼식을 준비하며 세 명의 남자는 도나와의 옛 일을 회상한다.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10여 년 동안 전 세계 225개 이상의 도시에서 4천만명이상의 관객이 관람했고 20억 달러의 티켓이 판매되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두 번째는 <올 슉 업(All Shook Up)>

출처/오디뮤지컬 컴퍼니

<올 슉 업>은 로큰롤의 황제라 불리며 팝·컨트리·가스펠 음악의 발전에 기여한 엘비스 프레슬리 히트곡 24개를 엮어 만든 뮤지컬이다. 2005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다. 작가 ‘조 디피에트로’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십이야>에서 모티브를 얻어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뮤지컬 내용으로 담았다. 음악감독으로는 ‘스티븐 오레무스’가 맡으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였다.

이 뮤지컬에서는 ‘Love Me Tender’, ‘Heartbreak Hotel’, ‘Can’t Help Falling in Love’, ‘Don't Be Cruel’ 등 엘비스 프레슬리가 남긴 대표곡들을 색다른 편곡으로 들을 수 있다.

<올 슉 업>의 주인공 채드는 모든 여성들의 우상이었던 엘비스 프레슬리를 본뜬 캐릭터다. 채드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사랑’과 ‘음악’을 전한다고 자부하는 엉뚱한 방랑자이다. 오토바이 정비사 나탈리는 채드를 보고 한눈에 반하는데, 채드는 박물관 직원 산드라에게 반하고, 산드라는 엉뚱하게도 나탈리가 남장을 한 모습인 에드에게 반해서 애를 태운다. 그 와중에 마을의 선술집 딸 로레인과 엄격한 시장의 아들 딘이 사랑의 도피를 결심하며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초연 이후 미국 29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올 슉 업>은 국내 제작사가 2007년 대본과 음악만 사들인 후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재창조하였다. 이는 뉴욕에서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본 후지 TV에서는 브로드웨이 버전이 아닌 한국 버전의 무대와 의상, 연출 라이선스를 구입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오!캐롤>(원제: Breaking Up Is Hard to Do)

출처/쇼미디어그룹 홈페이지

<오!캐롤>은 1950~60년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음악으로 꾸며진 뮤지컬이다. ‘에릭 잭슨’과 ‘벤 H.원터스’가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2008년 미국의 오건큇에서 초연되었다. 실제 미국 작품의 원제는 <무너진 사랑(Breaking Up Is Hard to Do)>인데 한국 무대에 오르며 <오!캐롤>로 제목이 바뀌었다.

‘One Way Ticket’, ‘Stupid Cupid’, ‘Oh! Carol’, Stupid Cupid’ 등 귀에 익숙한 닐 세다카의 음악 24곡으로 구성되었다.

<오!캐롤>은 1960년대 마이애미의 한 휴양지,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 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절친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리조트 쇼의 가수 델, 소심하고 어수룩한 매력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게이브를 만나게 된다.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파라다이스의 리조트의 사장 에스더, 그리고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사랑했지만 고백 못한 간판 MC 허비까지 6인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연 중인 국내 초연 작품이다. 미국 뮤지컬 무대에는 없었던 ‘One Way Ticket’과 ‘You Mean Everything to Me’ 등 4곡이 더 추가되었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이미 검증 받은 대중음악으로 음악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친숙하지만 무대적으로도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까지 창출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와이키키 브라더스>, <젊음의 행진>, <광화문연가>, <그날들>등 우리나라 노래를 중심으로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도 또 어떻게 우리의 향수를 자극시키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탄생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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