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뉴스팀] 도심에서 모의 총기를 난사하고 경찰 검문에 불응해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한미군 3명 중 2명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하지만 어떤 인물이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2명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조사관과 통역 등 4명을 미8군 용산기지 내 121병원에 보내 사건 당일 경찰관이 쏜 유탄에 맞고 이곳에 입원 중인 R상병(23)을 조사했다. 지난 1997년 이태원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미군 범죄수사대(CID)와 함께 영내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고 수색한 전례가 있지만 경찰이 미군 영내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차량 탑승과 도주 사실 등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자신이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두 세 사람이 차량에 타고 있었고 그(모의 총기 난사와 도주)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어떤 역할을 누가 했는지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며 "누가 운전을 했느냐. 총을 누가 쐈느냐 등이 쟁점 사항"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미8군 영내 병원을 방문해 당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가 총상을 입은 R(23) 상병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수집한 진술과 증거만으로도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인물이 주범인지를 가려내는 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2명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이 법을 적용하거나 기소할 때는 중요하기 때문에 R상병을 조사해 봐야 한다"며 "(3명간의) 대질 심문도 생각하고 있고 대질이 안 되면 거짓말탐지기라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 수사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미군들의 범행 사실을 입증하는 추가 증거들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전날 용산구 문배동의 한 고가차도 밑에서 발견된 옵티마 승용차 안에서는 3점의 혈흔이 발견됐다. 경찰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이 혈흔은 R상병의 것으로 확인됐고, 차량 안에서는 주한미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비탄 총알 30여개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한 비비탄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의 약물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날 C하사와 F상병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시약 검사를 실시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고 R상병에 대해서도 같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2일 오후 11시53분경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앞에서 경찰이 검문을 요구하자 이를 무시하고 달아나면서 다른 차량들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음날 오전 0시10분경 광진구 성수사거리의 막다른 골목에서 전진과 후진을 4차례 반복해 자신들을 따라온 임모(30) 순경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비비탄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시민들에게 발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0분 가량 도심에서 추격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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