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이 뉴욕 플러싱에서 사라졌다가 나흘 뒤 변사체로 발견된 한국계 여성의 실종신고 접수를 거부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뉴욕을 방문한 중국 태생의 한국 여성 이모(46)씨가 같은 달 22일 플러싱의 한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사라진 이후 나흘 뒤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이씨의 친구들이 수차례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씨가 사라지자 친구 린둥메이(51)씨는 실종신고를 위해 경찰을 찾았으나 "(신고를 하려면)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당시 린씨는 "이씨가 휴대전화와 지갑을 모두 놓고 나갔다"며 "술도 거의 안 마신데다 아무런 이야기 없이 떠날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가 지난 뒤 린씨는 실종신고를 위해 또 다시 경찰을 찾았으나 "911에 신고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경찰은 "실종자 가족의 분명한 허락 없이는 실종신고 접수를 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전했다.

린은 지난달 25일 맨해튼의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나서 109파출소에 갔지만 경찰은 실종자 가족의 분명한 허락 없이는 실종 신고 접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린은 "경찰이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쫓아냈다"면서 "언어 문제도 신고를 어렵게 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신고 접수를 거부한 이후 이씨는 지난달 26일 노래방에서 여섯 블록 떨어진 플러싱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외상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실종 신고에 필요한 대기 기간(waiting periods)에 대한 엄격한 규정은 없다"면서 "개별 사건의 특수한 상황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