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한국이 반려견 1000만 시대에 돌입했다. 2015년 12월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21.8%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4년 전인 2012년보다 4%포인트 가량 높아진 수치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수는 늘어나지만, 정작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및 서울시 도시공원조례’를 시행했는데 제49조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애완견은 반드시 줄을 착용해야만 공원에 입장할 수 있다고 발표해 제약이 더 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아예 애완견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공원들도 있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반발 때문이었을까. 서울시는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어린이대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립했다. 애완견들은 반려견 놀이터에서 목줄 없이 마음껏 뛰놀고 다른 개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견주들은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된 공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서울 최초의 반려견 놀이터는 2013년에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만들어졌으며 이어 2014년에는 서울월드컵공원, 2016년에는 보라매공원에서 개장했다. 세 곳의 반려견 놀이터는 견종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중형견, 대형견 놀이터로 구역을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어린이대공원, 서울월드컵공원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는 광진구·마포구 보건소의 협조로 월 2회(하절기에는 주 1회) 시설 전체 정기 방역 및 자체 소독을 실시했으며, 상하반기 1회씩 놀이터 내 토양 기생충 검사를 시행하는 등 쾌적한 공원 환경을 위하여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병에 감염되었거나 발정이 있는 애완견은 반려견 놀이터에 출입이 금지되며 동물병원을 통해 사전에 동물등록을 한 애견들만 놀이터에 입장할 수 있다. 또한 만약을 위하여 반려견의 주인은 반드시 목줄을 지참해야하고 놀이터 내의 안전을 위하여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성인 보호자와 동행하는 경우에만 입장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연간 5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대공원과 월드컵공원을 찾은 시민은 2014년도에는 5만 2,989명(반려견 3만 9,850마리), 2015년도에는 5만 18명(반려견 3만 9,654마리)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반려견 놀이터. 서울 외 지역에도 수원 광교호수공원에도 반려견 놀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반려견의 숫자에 비해 반려견 놀이터의 숫자가 매우 적어서 아쉬움이 크다.

한편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이른 1970년대부터 반려견 놀이터와 유사한 ‘도그 파크’라는 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THE TRUST FOR PUBLIC’이 발표한 ‘2016 City Facts’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목줄 없이 개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도그파크의 개수는 라스베가스,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등 10개의 미국 대도시에서 162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견 놀이터는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반려견 놀이터에서 개들은 자유롭게 뛰놀고, 개들 간의 사회적인 교류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견주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반려동물이 보편화된 시대에 앞으로 한국도 미국처럼 ‘반려견 놀이터’가 정착되어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가꾸어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