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넓은 우주. 그 중에 지구는 작은 먼지 같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눈으로 보이는 것, 느낄 수 있는 것만을 이해해 왔지만 우주는 그보다 더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우주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 것일까? 지구상에는 대기가 있지만 우주는 일반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꾸준한 관측 결과 우주는 결코 무의 공간이 아니었다.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르면 항성에 가까워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행성의 경우 더 빠른 속도로 항성을 돌게 되어 있고 멀어질수록 점점 더 느리게 돌아야 한다. 이것을 더 넓은 시야로 봤을 때 은하 역시 중심의 높은 질량체를 중심으로 중앙에서 멀어질수록 별들의 공전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관측 결과 별들이 공전하는 속도는 오히려 급격하게 늘어났다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뉴턴의 운동법칙에 오류가 있거나 아니면 은하계의 공전 속도에 영향을 주는 질량이 은하의 중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과학자들은 뉴턴의 운동법칙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정확한 답을 내놨기 때문에 새로운 질량이 우주공간에 있을 것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과학력으로는 존재만 짐작만 하고 있을 뿐 관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비밀스러운 물질을 ‘암흑물질(Dark matter)’라고 칭하게 된다.

이런 암흑물질의 존재는 1933년 프리츠 츠비키라는 과학자가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은하단을 관측하였는데 은하들의 운동이 중심에서 멀어져도 속도가 줄지 않는 것을 보고 암흑물질의 존재가 아니고서는 설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츠비키의 주장은 타인을 업신여기는 괴짜같은 그의 성격과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당시의 과학계의 분위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1950년대 미국의 천문학자인 베라 쿠퍼 루빈은 관측을 통해 츠비키가 주장했던 내용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고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선상에 올리기 시작했다. 

▲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이 둥글게 표현된 이유는 바로 높은 질량에 의한 렌즈효과를 표현한 것이다 (출처/영화 인터스텔라)

암흑물질의 존재는 은하단의 공전속도 외에도 중력렌즈효과를 통해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중력렌즈 효과는 빛이 중력에 의해 왜곡되는 현상으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된 현상이다.

이 현상은 질량이 큰 천체는 빛을 휘게 하는 렌즈같은 역할을 하는데, 먼 은하를 관측하면 해당 은하의 질량으로 계산했을 떄 왜곡이 되어야 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많이 왜곡된 것을 관측할 수 있어 관측자와 질량체 사이에 어떤 큰 질량을 가진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암흑물질에 대해서 일반적인 물질이지만 빛을 내지 않아 관측할 수 없는 마초(MACHO, Massive Compact Halo Object)라 불리는 물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증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무거운 입자지만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 관측 할 수 없는 새로운 ‘입자’인 윔프(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가 암흑물질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실정이다. 

암흑물질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게 되면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고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큰 단서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고작 약 4%에 불과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의 상식선에서 하는 예측일 뿐 그보다 더 우리는 우주에 대해 모를 수 있다.

광대한 우주의 비밀의 열쇠가 될 암흑물질. 인류는 우주에 대해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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