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2월4일 한 사슴농장에서 사육하던 사슴 10마리가 '사슴만성소모성질병' 양성판정을 받아 살 처분 됐고, 당국은 예방 차원에서 해당 농가에서 사슴을 팔았던 농장의 사육사슴을 포함해 100여 마리를 추가 매몰 처분했다. ‘사슴 만성 소모성 질병’ 때문이었다.

'사슴 만성 소모성 질병'은 2001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다. 지난 2010년 19마리를 끝으로 발병 사례가 없었는데, 올해 다시 발견되며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만성 소모성 질병’은 사슴에서 발생되는 전염성 해면상 뇌증으로 사슴의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는 질병이다. 쉽게 말해 사슴에게 나타나는 광우병 증상이라 ‘광록병’이라 불린다. 광록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바이러스보다 작은 비정상적인 변형프리온 단백질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사슴 개체 간 접촉에 의한 수평적 전파가 가장 가능성 있는 전파방식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부 어미로부터의 수직감염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광록병에 대해서 처음 발견된 것은 1967년 미국 콜로라도 주의 야생동물 연구소에서다. 노새사슴에서 ‘광록병’ 증상을 처음으로 인식하였고, 그 후 미국의 23개 주와 캐나다 2개 주의 사육 사슴들로 확산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광록병’ 감염 동물은 검은꼬리 노새사슴, 흰꼬리사슴, 검은꼬리사슴, 록키마운틴 엘크, 그리고 이들의 교잡종이다.

광록병의 특징은 ‘진행성’과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병의 증상 자체가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며, 증상이 심해졌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그 중 가장 명확한 징후는 ‘시간에 따른 체중 감소’다. 그 외 ‘비정상적인 변형 프리온’이 뇌를 서서히 손상시킴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일 수 있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정능력을 상실하며 돌발적인 움직임이나 비어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사슴이 폐사하기 까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며 간혹 폐사 할 때까지 급성 폐렴 외에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증상을 보이는 연령은 대개 3~4년 된 사슴이지만 18개월 령의 어린사슴이나 13년 된 노령의 사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서 광록병의 사람에 대한 전염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근거는 없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 위험성은 존재하기에 예방책으로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의 식용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내산 녹용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건조하지 않은 국내산 사슴뿔, 이른바 생녹용은 광록병뿐만 아니라 기생충 등 각종 감염 위험성이 있는 만큼 복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국내에서 6년 만에 발생한 사슴에 대한 광우병격인, ‘광록병’으로 사슴농가와 보건 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슴농가와 보건 당국의 적절한 대처로 광록병의 확산을 막아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전 국민의 관심어린 시선 예방법 실천 역시 효과적인 예방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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