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문학의 위기라 불리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지성인들의 글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일상의 철학자’로 불리는 알랭 드 보통 역시 그만의 문체와 철학으로 사람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 인터넷 서점에서 네티즌들을 통해 선정된 한국인이 좋아하는 외국 작가 5위인 알랭 드 보통은 어떤 작가일까.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하여 활동하는 소설가이며 수필가이다. 그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수의 신문, 학술지, 잡지 등에 기고하고 있으며 잉글랜드예술위원회에 문학 분야 패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하여 활동하는 소설가이며 수필가이다. (출처/알랭드보통 페이스북)

그의 작품들은 현대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철학적인 문체로 다루고 있다. 그의 첫 데뷔작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픽션과 철학적 물음을 재미있게 결합해놓았다.

이 소설은 파리와 런던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건축가와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 클로이 사이에 연애의 흐름을 따라간다. 각 장의 제목 ‘낭만적 숙명’, ‘유혹의 숨은 이유’를 따라 우리는 이 두 연인의 만남에서 이별까지 함께 한다.

연애소설이지만 애틋한 로맨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둘의 관계를 분석하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사건들을 도형과 그림, 심지어 수학적 공식을 이용해 표현한다. 일상의 삶을 철학과 관련 시켜 강조시키는 것이 알랭 드 보통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 그의 첫 데뷔작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픽션과 철학적 물음을 재미있게 결합해놓았다. (출처/네이버 책)

그가 쓴 다른 연애소설인 ‘우리는 사랑일까’(1994)는 관계 속 문제들을 코믹하게 풀어냈으며, 한 평범한 젊은 여성에 대하여 그녀의 애인이 작성한 자서전 느낌의 ’너를 사랑한다는 것 (1995)‘등 모두 그의 통찰력이 엿보인다.

그의 통찰력은 비문학에서 더 빛을 발휘한다. 베스트셀러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1997)은 프랑스 소설가 프루스트(Proust)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 영향력에 대하여 매우 흥미롭고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2000년에 출간했던 ‘철학의 위안’은 일반 독자들을 위한 철학 지침서다. ‘여행의 기술’ (2002)은 여행하고자 하는 욕망 뒤에 자리한 심리를 다룬다.

▲ 알랭드보통이 세운 인생 학교는 현재 서울 이태원에서도 설립되어 사람들에게 현명하게 인생사는 법을 다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인생 강의를 전달해주고 있다. (출처/알랭드보통 페이스북)

그는 이러한 철학 정신은 교육 기관으로 탄생하기도 했다. 2008년 8월 알랭 드 보통은 런던에 새로운 교육시설의 창립 구성원이 되었는데 그곳의 이름은 "인생 학교"(The School of Life)다. 이 인생 학교는 현재 서울 이태원에서도 설립되어 사람들에게 현명하게 인생사는 법을 다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인생 강의를 전달해주고 있다.

지난 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와 나눈 인터뷰에서 ‘땅콩회항’을 두고 조현아 부사장을 비극적 인물이라 표현한 것 또한 그의 문학적 견해를 살펴볼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인터뷰에서 “제가 뉴스에서 종종 서글픈 부분은, 즉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나눈다는 것”이라며 “‘이 사람은 정말 착하고, 저 사람은 정말 나빠’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와 인터뷰를 나누는 알랭드보통 (출처/JTBC NEWS 페이스북)

“물론 그녀가 많은 부분에서 끔찍한 인물이었던 건 맞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이다. 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보자면 선악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그녀의 또 다른 측면이 빠져있는 게 안타까웠다”고 그의 견해를 밝혔다.

처음 그의 책을 접하는 독자에게 그의 삶에 대한 접근법이 조금 어렵거나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쉬운 문체 속에 담긴 그의 철학적 표현은 곱씹어 볼수록 진한 의미를 느낄 수가 있다. 독서는 작가의 능력을 독자가 그대로 흡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책들로 나의 보통의 일상을 철학으로 바꿔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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