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우려하던 일이 빛과 같이 일어났다. 지난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의 골을 깊게 만들었던 큰 파도를 넘은 일본이 상대적으로 자신 있어 하는 나머지 분쟁인 독도 분쟁과 일본 수산물 금수 해제 조치까지 기대하고 있다.

물론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결되는 것으로 말이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9일 "한일 관계의 최대 장애인 위안부 문제가 합의되어, 향후 양국간 현안인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칭) 문제나 일본산 수산물의 금수조치 등이 해결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익명의 일본 정부 고위관료가 "다른 사안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지 모른다"면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 독도/시선뉴스 DB

우려되는 점은 일본 언론이 이런 내용을 발표할 때에는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 문제도 일본 언론사가 이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을 때 외교부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이는 곧 사실로 드러났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독도와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 해제 역시 일본 언론의 기대감대로 흘러간다면 정부의 외교는 이번 위안부 합의까지 포함해서 엄청난 질타와 함께 신뢰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

게다가 요미우리는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무죄판결이 "박 정권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마치 우리 정권이 친일 정권으로 입장을 바꾼 것처럼 표현하고 독도 상륙 훈련을 들먹이며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게다가 지난 군함도 유네스코 역사유적 등재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또다시 말을 바꾸어 물타기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시모토 도루 전 일본 오사카 시장은 트위터에 “군의 관여라는 문언이 들어갔어도 그것이 강제연행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가 현재 국민 다수에 스며들었다”고 주장했다. 전시에 군이 관여를 했는데 강제연행이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위안부에 대해서 항상 부정하기를 원했던 일본 우익들도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말장난으로라도 물타기를 하자고 달려들고 있다. 이미 얻은 것이 많은데도 더욱 많이 얻겠다는 심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위안부에 대해서는 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상황은 일본이 한국과 외교적 협상을 할 때 두고두고 일본이 우위를 잡으려고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협상은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는 법이다. 올바른 협상은 물론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이 더 커야 하는 법이다.

이번 위안부에 대한 협상이 득인지 실인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면, 독도와 수산물 등 더욱 국민 대다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및 일본 언론이 감히 추측성 보도도 할 수 없도록 우리 정부가 단호하고 철저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