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다희] 발은 건강의 척도라고 한다. 모든 신체 장기가 발로부터 연결되는, 그만큼 발 건강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갑갑한 신발을 신고 우리의 무게를 견디느라 고생하는 발은 우리에게 경고를 주며 변형을 보이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무지외반증’이다.

 

무지 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심한 경우에는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과 엇갈리는 정도까지 돌아가기도 하는데 특히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 족부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데에는 유전적인 소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전적으로 평발이나 발 볼이 넓은 경우 무지외반증이 발생하기 쉽고, 후천적으로는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 무지외반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무지외반증의 증상은 돌출된 관절로 인해 서 있거나 걸을 때 자극을 받아 빨갛게 변하고 굳은살이 잡히며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걸을 때 지지하고 추진력을 주어야 하는 엄지발가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발의 다른 부위에도 통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발 모양의 변형, 허리의 통증 역시 발생한다.

이런 무지외반증 여부의 진단은 시진과 촉진(발가락 모양, 굳은살 등)으로 가능하지만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뼈와 뼈가 이루는 각도, 관절의 변형과 염증, 운동 범위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고 계속 좁고 높은 힐이나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다니면 엄지발가락의 변형뿐만 아니라 관절의 염증, 다른 발가락과 발 부위의 통증과 변형, 허리의 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의 치료 방법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 변형의 심각성, 치료의 목적(염증과 통증의 조절인지, 미용적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인지)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부분 심하지 않은 경우 증상을 조절하고 변형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신고 교정을 위한 깔창이나 보형물을 사용한다. 심한 변형은 수술적으로 교정해야 하며 돌출 부위의 뼈를 깎아내고 인대와 연부조직의 길이를 조절한다.

이름도 어려운 무지외반증. 하이힐을 넘어 킬힐을 신는 여성들에게는 적신호가 된다. 가장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발. 건강의 원천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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