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지난 달 1주년을 맞은 '페기다'는 독일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 문제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독일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독일 사회의 이면을 잘 보여줄 것으로 보이는 '페기다'는 무엇이며, 어떤 역사와 미래를 갖고 있을까요?

 

페기다(Pegida)는 'Patriotische Europäer gegen die Islamisierung des Abendlandes' 의 준말로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 유럽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독일 내에서 여러 시위를 하는 극우 성향을 가졌습니다.

과거 30년 종교 전쟁의 결과 유럽에서는 각국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자는 베스트팔렌조약이 체결된 역사가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인해 유럽 사회는 아직까지 나와 뜻이 달라도 직접적인 위협이나 피해가 없는 한 서로를 인정하는 '톨레랑스(관용) 문화'가 깊이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독일 내에 초고령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독일 정부는 해결책 중 하나로 적극적인 이민 장려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이 정책이 톨레랑스 문화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 합니다.

독일 정부는 1973년 이후 일반적으로 중지하였던 외국인의 유입을 완화하는 내용의 이민 법안을 2004년에 새롭게 채택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체류연장과 노동허가를 각기 관할 외국인관청과 노동청에서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처리했던 것을 2005년 1월부터는 동시에 일률적인 행정절차에 따라 처리, 발급되게 됩니다.

즉, 외국인들은 기존과 달리 외국인관청에 취업비자를 신청함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노동허가가 발급되게 된 것입니다. 또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한 외국학생들에게 취업을 위한 별도의 체류허가를 1년간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노동행정부서의 승인조건 하에 외국인 유학생에게 허용할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독일 내에는 이민자들이 증가하였고, 이 과정에서 이주민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에 독일인들의 반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특히 이슬람 문명의 이주민들에 대한 반감으로 구체화되어 독일의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주민 반대 여론은 더욱 구체화되고 조직화되어 2014년 10월 20일 드레스덴에서 독일 현 정부의 외국인 이주 및 망명정책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이 집회를 계기로 극우주의 단체 '페기다(Pegida)'가 생성됩니다.

페기다는 그 후 매주 월요일마다 드레스덴에서 집회를 이어오며 규모를 키워나갔습니다. 처음에는 500명가량에 불과하던 모임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만 5천 명으로, 올해 1월에는 2만 5천 명이 집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사이 옛 서독지역의 도시인 뒤셀도르프에서도 400명가량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페기다는 최근 독일 지도층과 지식인의 비판, 페기다 지도부의 도덕성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그 규모가 줄어들게 됩니다. 독일 지도층과 지식인들은 페기다를 '인종주의, 극단주의, 나치주의' 운동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고 종교계에서도 페기다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페기다 대표 루츠 바흐만이 과거 자신의 SNS에 콧수염을 하고 머리카락을 왼편으로 빗어 넘겨 나치 독재자 히틀러를 흉내 낸 사진 올린 게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페기다의 드레스덴 월요집회에 맞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드레스덴대학생연합회 등은 "모두를 위한 드레스덴"(Dresden für alle)이란 이름으로 같은 날 그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한 편, 지난 10월 19일 가디언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페기다 출범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최소 1만5000명이상이 모여 가두 행진을 벌였다고 합니다. 최근 여론의 영향으로 그 규모가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지만, 최근 독일 정부가 올해 최대 10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 주간 페기다는 다시 규모가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 사회의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페기다'. 그러나 독일인과 독일 이민자들 양쪽의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뜻 한쪽이 옳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최근 전 세계가 글로벌화 되어 가는 만큼 이 문제는 독일 뿐 아니라 모든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기다'와 '반(反) 페기다'...대치되는 이 입장들을 독일 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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