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5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국정운영 비전과 분야별 공약을 집대성한 정책공약집의 내용은 여전히 ‘빈칸’으로 되어 있다.

이전 2007년 대선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각각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 '미연아, 행복하니'란 제목의 정책공약집을 12월 7일 동시 발간했다. 캠프 간 '눈치작전'으로 공약집을 먼저 펴내는 것을 꺼리는 모습은 역시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단일화 등 각종 돌발 변수가 더해지면서 발간이 더 늦어지고 있다.

박 후보 캠프는 당초 6일을 목표로 작업해 왔지만 일정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실무진에서는 몇 개 분야에서 박 후보의 확정을 기다리며 공약집에 들어갈 원고를 최종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2일 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의 교통사고 사망사건으로 경황이 없는 데다 4일 TV토론회가 이어지면서 박 후보의 최종 확인 작업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300∼400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을 박 후보가 일일이 검토하진 않지만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강조해온 만큼 인쇄 전 최종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방침이다. 한 당직자는 "디자인 틀을 짜놓았는데 원고가 언제 넘어올지 모르겠다"며 "편집, 인쇄, 수정 등 절차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이번 주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 겸 정책위의장은 "예정보다 늦게 확정되면 도서 형태로 발간되기 전이라도 우선 당 홈페이지에 띄워 유권자들이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문 후보 캠프는 3일 공약집에 들어갈 내용을 의원들에게 돌려 보완할 대목에 대해 막바지 의견을 듣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달 11일 안철수 전 후보와 동시에 종합공약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최종안을 담은 공약집은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전 후보,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후보와의 정책연대에 따라 추진하는 공약을 반영해야 하는 때문이다.

이에 문 캠프 정책담당 이용섭 공감1본부장은 "안 전 후보의 정책은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거쳤지만 진보정의당 정책을 살피는 데 시간이 촉박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담기 위해 끝까지 신중함을 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2일 심 전 후보와 정책연대의 일환으로 '정권교체와 새 정치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문 후보 측은 이미 공약집 제목과 디자인을 최종 확정한 상황이다. 의원들의 최종 피드백을 받은 뒤 7일을 전후해 정책공약집을 발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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