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드라마 연인2”의 주인공 장현(남궁민役)을 배신하는 한석役으로 여러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정용희. 그는 20여 년 전 국민드라마 MBC왕초의 김춘삼(차인표役)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던 아역출신 배우이다. 30대 이상인 많은 시청자들이 이때의 어린 왕초를 기억할 것이다.

“초등학교 때 어린이 신문을 집에 들고 온 적이 있었어요. 신문광고를 보신 어머니의 권유로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첫 수업 후 바로 다음 날 현장으로 불려나가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 정도 말하는 단역이었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니 엄청나게 혼난 적도 있었어요. 어린아이에게 낯선 환경이었지만 꾸중을 들어도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어렸지만 주어진 역할을 곧잘 해냈던 것 같아요. 곧 MBC 드라마 ‘왕초’에서 주인공 ‘김춘삼’ 어린 시절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감사하게도 많은 매체의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1999년 드마라로 첫 발을 내디딘 정용희는 드라마 ‘선재업고튀어’, ‘경성크리쳐’, ‘퀸메이커’, ‘꽃파당’, 연극 ‘시급5580’, ‘나의 PS파트너’, ‘수상한 흥신소’ 등 한 계단씩 밟아가며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올라왔다. 또한 정용희는 2009년 제5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단편 부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도중에 흔들림을 겪기도 했으나 그는 이러한 시간마저도 연기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안양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후 수원대학교 연극학과에 진학하였으나 자퇴했습니다.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생활을 이어 가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연기에 대한 열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 생활을 이어갔어요.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불러주는 곳은 마다 하지 않고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큰 작품들 오디션을 많이 봤었는데 항상 마지막에 결과가 안 좋았어요. 그래도 여러 단편영화 작품에 참여하고 대학로 극단에서 연기자로 활동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깊이는 더하는 시간을 쌓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의 간절함이 배우로서 한계를 넘기 위한 시간을 버텨낼 수 있게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로서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걷는 정용희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촬영 시 김제영 감독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용희는 배역에 따라 순수해 보였다가, 멍청한 것 같다가도, 슬퍼 보이는 눈빛을 보여주는 배우라고요. 배우의 눈빛을 가졌다는 평가는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불안함이 컸던 시기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에서 위성신 연출가님께서 저의 제스처가 그저 몸짓이 아니라 언어로 전달하는 힘이 있다는 말씀도 제가 연기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정용희의 최근작 연인2. 정용희는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며 배우의 길을 걷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드라마 ‘연인’의 오디션 기회가 주어졌고 연기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조바심 내며 무리해서 배역을 따내려던 것과 달리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질의응답에 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연인2의 배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배역에 대한 간절함으로 오디션에서 무리했던 적이 많았는데, 배우의 길을 오랜 시간 걷기 위해서, 스스로의 무게를 유지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교훈이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무척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삶의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자 합니다. 결국 제가 삶에서 통해 얻은 이해와 표현이란 저만의 산물이 연기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집중과 몰입, 상상력, 그리고 저만의 색깔을 지니고 꾸준히 나아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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