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부터 내성적인 자녀가 걱정이었던 시연이의 어머님은 초등학교 입학 후 담임교사로부터 ADHD 검사를 권유 받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평소 미디어나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던 ADHD 아동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주저하는 마음으로 시기를 미루다 큰 마음을 먹고 검사를 결정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ADHD 진단을 받게 되어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어울림 문제로 사회성 발달을 점검해 달라는 우려는 있었던 적 있지만 ADHD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잠잠해졌지만, 지난 3년 동안 사회성을 배울 수 있는 집단 활동 경험이 현저하게 부족했던 데다가, 자녀가 외동이라 무리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여기고 시간이 지나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보통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라고 하면,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하거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어렵고 부주의하여 물건을 쏟거나 충동성을 억제하지 못하여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만을 상상하게 되는데 ADHD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증상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므로 각별히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ADHD는 크게 주의력 결핍형, 과잉행동 충동형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한 복합형이 있다. ADHD 유형 중 하나인 주의력 결핍형은 흔히 '조용한 ADHD' 라고 불리기도 한다. 조용한 ADHD의 경우 전체 ADHD 아동 4명 중 1명의 비율로 겉으로 뚜렷하게 보이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주위에서 알아채기가 어렵다.

ADHD 주의력 결핍형은 주의력 가운데 청지각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를 호명하였을 때 반응 처리가 늦거나 학습 지도 장면에서 지능과는 별개로 여러 번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 요인으로는 청지각적 감각을 수용하는 기능 문제나 감각을 처리하는 운동성 기능 문제 혹은 외부 감각에 대한 우선순위처리에 취약점 등이 될 수 있다. 혹은 ADHD의 요인 중 하나인 전두엽 활동성의 문제로 두뇌의 신경세포가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말하는 뇌파 가운데 세타파(느린 뇌파/서파) 과도하게 항진 되어 있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청지각적 감각을 처리하는 운동성 기능의 문제가 있거나 청각 주의력의 취약점이 있는 경우, 또래 무리에서 주고 받는 대화 안에서 자녀가 유독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거나 이미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지나간 화제를 전환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주제에는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멍해지는 경우 등의 모습이 보일 수 있다.

ADHD증상을 겪는 경우, 정밀주의력검사(ATA)를 통해 보다 시각/청각적 영역에서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세부적으로 찾을 수 있다.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시각 보다 청지각력의 취약점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 되었다면, 청지각적 능력 저하는 상호작용(사회성)문제, 학습부진 뿐만 아니라 정서 등의 기타 문제로 파생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구조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청지각능력의 어려움은 훈련을 통하여 후천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영역이다. ‘듣는 훈련’을 통해 조절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듣기, 읽기, 언어표현, 주의력,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능동적인 듣기 능력(Listening) 훈련으로 청각 반응도를 높이고 정보처리 효율성을 높여 청지각력의 균형을 기대할 수 있다.

학교 부적응 문제가 있을 경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저 안정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전문기관에 방문하여 근본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기타 공존 질환 유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수인재두뇌과학 목동센터 이다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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