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패션 트렌드는 거리와 런웨이에서 만들어진다. 주로 패션 위크 기간에 열리는 패션쇼는 2월에는 FW 컬렉션을, 9월에는 SS 컬렉션을 보이며 한 시즌 앞서 컬렉션을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쇼는 트렌드의 흐름을 반영하기도 하고, 또 새롭게 이끌어나간다. 이번 가을에는 어떤 아이템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까.

첫 번째, 조용한 럭셔리 ‘올드머니룩’

[사진/feli.art 인스타그램]

올드머니(Old Money)는 ‘벌기보다는 물려받은 재산’을 의미한다. 갑자기 많은 부를 얻은 벼락부자와 상반되는 의미로 몇 세대를 걸쳐 재산을 축적한 상류 귀족 계층 등을 말한다. 그 의미를 그대로 가져온 ‘올드머니룩’은 고급스러운 아우라의 귀족 층이 입을 법한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한 것으로 심플하고 담백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올드머니룩의 핵심은 ‘미니멀’, ‘로고리스’, ‘퀄리티’이다. 깔끔한 디자인에 베이직한 컬러를 사용했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높은 가격대의 옷. 그래서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라고 불리기도 한다. 캐시미어 니트,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재킷 등 품질에 집중한 옷이라고 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이 고급스러운 아이템을 사용하는 미국의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의 인기로 올드머니룩은 더욱 사랑받게 되었다.

두 번째, ‘지속 가능한’ 패션 제품

[사진/구찌]
[사진/구찌]

동물을 보호하고 패션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패션계의 움직임도 여전하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생산 방법을 사용한 ‘지속 가능한’ 제품이 작년에 이어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비건 가죽’과 ‘페이크 퍼’가 있다. 비건 가죽과 페이크 퍼는 실제 동물의 털이나 가죽을 사용하지 않고, 인공 가죽과 만들어진 털을 사용한다.

챗 GPT도 ‘2023 패션 트렌드’ 중 하나로 ‘지속가능성’을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비건 가죽과 페이크 퍼가 주로 가방이나 아우터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이제는 신발, 하의 등 점점 더 다양한 아이템에서 쓰이고 있다. 2023 FW 시즌 쇼에서 버버리, MSGM, 자크뮈스, 구찌 모두 페이크퍼를 이용한 슈즈를 선보였는데, 포근한 시어링 버전의 페이크퍼가 가장 많이 보였다.

세 번째, ‘레드’ 등의 강렬한 컬러

[사진/프라다]
[사진/프라다]

레드 컬러는 지난 몇 시즌 동안 트렌드 컬러로 제안되었지만, 이번 FW 시즌에는 전보다 더 과감하게 사용해도 될 것이다. 이자벨 마랑과 알렉산더 맥퀸의 버건디 레드부터 페라가모의 밝고 선명한 스칼렛 레드까지 모든 종류의 레드가 런웨이를 채우기도 했다. 한 컬러로 입기 부담스럽다면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올블랙도 전처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의 블랙은 시크하거나 미니멀한 느낌이 아닌 고딕 느낌의 다소 ‘어둡고 괴기한’ 올블랙이 포인트이다. 올블랙을 자주 쓰지 않는 브랜드도 다크한 코디를 시도했고, 카이트는 ‘조용한 럭셔리’와 ‘고딕 스타일’을 믹스하기도 했다.

올여름에는 헐렁한 카고 바지, 축구 유니폼, 두꺼운 벨트 등 Y2K 트렌드가 이어졌다. 이에 아이돌이나 20대들은 가방에 키링이나 귀여운 인형을 달고 다녔다. 두꺼운 벨트 같은 볼드한 아이템을 올가을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런 아이템은 화려하기 때문에 쉽게 질릴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올드머니룩’으로 올가을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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