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선임기자, 양원민 수습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8월 2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과 해당 아파트 설계·시공·감리사가 공개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재 가격 상승, 감리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철근이 누락 된 이 아파트들은 일명 ‘순살 아파트’로 불리고 있는데요.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 입주 예정인 사람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대형건설사의 부끄러운 민낯 ‘순살 아파트’...철저한 조치 필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철근 누락 아파트, 연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철근 누락 아파트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양 기자) : 네. 철근 누락 아파트는 시공 당시 철근이 누락 되어 입주민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합니다. 문제가 되는 아파트들은 ‘무량판 구조’로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합니다. 기둥과 천장이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으려면 기둥 주변에 철근(전단보강근)을 여러 겹 감아줘야 하는데, 문제 단지들은 철근을 필요한 것보다 덜 썼습니다. 쉽게 말해 철근이 누락 되어 붕괴의 위험이 있는 구조물로 ‘순살 아파트’로 불리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철근 누락 아파트’ ‘순살 아파트’ 이번에 어떻게 수면 위로 떠 올랐나요?

(양 기자) :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이 붕괴했는데, 설계 단계부터 감리·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 초래한 사고로 밝혀졌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지하 주차장이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을 빠뜨렸는데 이를 관리·감독하는 감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5일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및 사고 현장 특별 점검을 실시했고,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철근 누락’이 무더기로 발견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철근 누락과 관련해 공개한 지역과 아파트는 어디인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양 기자) :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는 ▲ 파주 운정(A34 임대·1천448세대) ▲ 남양주 별내(A25 분양·380세대) ▲ 아산 탕정(2-A14 임대·1천139세대) ▲ 음성 금석(A2 임대·500세대) ▲ 공주 월송(A4 임대·820세대) 등 5곳입니다. 이 중 파주 운정과 아산 탕정은 1천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주택단지입니다.

입주 중인 단지는 수서역세권(A-3BL 분양·597세대), 수원 당수(A3 분양·400세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822세대) 등 3곳이며, 오산 세교 2(A6 임대·767세대)는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30일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공사 중인 단지는 ▲ 파주 운정3(A23 분양·1천12세대) ▲ 양산 사송(A-2 분양·479세대) ▲ 양주 회천(A15 임대·880세대) ▲ 광주 선운2(A2 임대·606세대) ▲ 양산 사송(A-8BL 임대·808세대) ▲ 인천 가정2(A-1BL 임대·510세대) 등 6곳입니다. 철근 누락 단지 15개 단지 세대 수는 모두 합하면 1만 1천168세대에 달합니다.

(심 팀장) : 정말 많은 곳에서 철근 누락이 되었군요.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겠네요?

(양 기자) : 네. 상당수 건설사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에 적용됐던 무량판 구조 공법을 사용하는 데다 조사 대상 아파트 단지도 293곳으로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제2의 GS건설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며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에 대해서도 품질과 현장관리 인원이 나가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업체는 이미 지난 4월 인천 지하 주차장 붕괴 직후에 자체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심 팀장) : 제2의 GS건설, 어떤 의미입니까?

(양 기자) : 네. 지난 4월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시공사가 ‘GS건설’입니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 결정으로 5천500억 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은 물론 주가가 폭락해 수천억 원 상당의 시총이 증발한 상태입니다.

반면교사로 건설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자체 판단과 달리 문제가 있다는 발표가 나올 경우, 부실 업체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기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인데요. 또 장기적으로 기업이나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따른 유·무형적 피해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어떤 입장을 내놓았나요?

(양 기자) :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명단 공개를 원치 않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하기로 했다고 LH는 밝혔는데요. 이한준 LH 사장은 "발표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축소·은폐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아주 경미한 부실까지 소상히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관행적으로 있었던 안전불감증과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는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강 공사[사진/연합뉴스]
보강 공사[사진/연합뉴스]

(심 팀장) : 입주해 있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을 텐데, 실제 보강 공사는 진행되고 있나요?

(양 기자) : 네. 원 장관은 “정부는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고 완벽하게 보강 조치를 진행하여 부실 무량판 구조가 한 군데도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관련 아파트들은 긴급 보강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보강 공사를 한다고 해도 입주 후에 주차하거나 거주할 때 항상 불안에 떨 거 같다", "입주가 늦어지더라도 안전하게 보강 작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심 팀장) : 정치권에서의 대처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양 기자) : 여당인 국민의힘은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부실시공과 관련해 필요시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당 차원의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이번 주부터 가동하고, 국정조사는 추후 상황에 따라 고려한다는 방침인데요. TF를 통해 부실시공 사태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입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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