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선임기자, 정혜인 수습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8월 1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온열질환자도 잇따라 발생해 소방 당국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황인데요. 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폭염 대비 기간이 시작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19 구급대 온열질환 출동 건수는 총 232건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끓고 있는 지구... 지속되는 살인적인 더위>와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밖에 있는 게 어려울 정도의 날씨인데요.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정혜인 기자) : 지난 주말인 29일과 30일 사이에만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최소 17명으로 파악되었고, 사망자는 밭일을 위해 나간 고령자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폭염에는 고령 농업인, 독거노인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등이 가장 취약한데, 생계 등의 문제로 일을 멈출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5월 20일부터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 15명에 달했고, 어제는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었습니다. 

(심 팀장) :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 혹은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있는데, 한낮 기온은 어느 정도입니까?
(정 기자) : 31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로 예보되었지만, 폭염경보가 발효된 서울 관악구 한 공사장의 실제 온도는 41.5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15년째 건설노동자로 일해 온 김 씨는 더위가 심해져 옷을 두 번은 갈아입어야 한다며 힘듦을 토로했습니다. 사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폭염특보 발효 시 ‘온열질환 예방지침’에 따르면 1시간에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근무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심 팀장) : 노동자들이 휴식 매뉴얼을 지킬 방법은 없을까요?
(정 기자) : 네, 현재로서는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부족합니다. 휴식 시간 매뉴얼이 있는지도 모르는 노동자도 많고, 작업량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에 편하게 쉬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쿠팡 물류센터 노조는 집단행동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폭염 시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1일 하루 연차 등의 방식으로 파업하기로 했고, 2일부터는 출근하되 체감온도가 33도일 때 시간당 10분, 35도일 때 시간당 15분씩 쉬어야 한다는 고용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저항할 예정입니다. 

(심 팀장) : 지친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할 만한 공간은 따로 마련되고 있습니까?
(정 기자) :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어 전국의 지자체는 무더위 쉼터, 경로당 등을 점검하며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로당이나 무더위 쉼터에는 사람이 몰리기도 해 시원한 전동차에 탑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혹은 전기요금 폭탄이 두려워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더위를 피해서 지하철을 찾은 사람 중엔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선언 이후 작년 동기보다 더 많은 노인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폭염으로 또 무엇이 달라지고 있습니까?
(정 기자) : 최근에는 대형 아파트가 즐비한 도심에 뱀이 출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하던 개가 뱀에게 물려 단지에는 뱀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안내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생태 전문가들은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서식이 쉬운 주거지로 뱀이 이동했다고 말합니다. 뱀은 변온동물로 극단적인 기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에 상대적으로 적당한 습도와 기온을 갖춘 도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 팀장) : 뱀도 힘들어할 정도로 점점 더 심한 더위가 찾아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 기자) : 네,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과 평균 해수면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차가운 페루 해류 속에 갑자기 따뜻한 바닷물이 들어오는 해류의 이상 현상, 엘니뇨에 의해 대기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특히 지구 전체의 해수면의 온도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한편 해양학자들은 엘니뇨만으로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상승이 설명되지 않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한국의 수온과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 기자) : 1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내 해역 수온은 21~23.6도 분포로 평균 22.4도를 기록했습니다. 고수온 피해로 도내에서는 2021년 7월 29일부터 8월 26일 사이 통영, 거제, 고성, 남해, 하동 일대에서 어류 1천42만 7천 마리와 멍게 등이 폐사해 116억 5천9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수온이 28도로 상승하면 양식생물 피해가 우려되므로 경남도는 조기 출하, 사료 공급 중단, 액화 산소 공급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이외에도 어떤 이상기후가 드러나고 있습니까?
(정 기자) : 네, 미국에서는 선인장이 고사하고 그리스에서는 산불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폭염 특보가 발효된 와중에 일부 지역에서는 강하고 세찬 비가 내리며 호우 특보가 발효되었습니다. 이례적인 날씨에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끓는 지구)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두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수증기가 약 7% 정도 늘어납니다. 수증기가 많아지면 그만큼 더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여름에 폭염과 폭우가 겹칠 확률도 높아집니다. 매년 지구는 더 높은 온도를 기록하고 있고, 그만큼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등의 조치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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