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수습 | 사상 최악으로 평가되는 이번 캐나다의 산불은 인공위성에서도 포착이 될 만큼 규모가 컸다. 캐나다 퀘백 주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산림 자원을 파괴한 것도 문제지만 대기 오염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바람을 타고 이동한 막대한 양의 연기는 캐나다뿐만 아니라 뉴욕의 하늘을 주황빛으로 뒤덮고 최악의 대기질을 만드는 피해를 낳았다. 퀘백과 뉴욕과는 거리는 1,000km 이상. 어떻게 연기가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을까?

캐나다에서 난 산불이 1,000km 넘게 떨어진 미국 북동부에까지 피해를 준 이유는 공기 흐름이 평소와 달라지는 '블로킹'이라는 기상 현상 때문이다. 블로킹 현상은 먼 나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잘 알아두고 대처해야 한다. 

블로킹 현상은 편서풍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남북으로 크게 굽이쳐 흘러가는 구조를 유지한 채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평소에는 완만하게 서쪽에서 동쪽으로 제트기류가 흘러가는데, 상층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한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서 남북으로 심하게 굽이치게 되는 블로킹 현상이 나타난다. 

블로킹 현상은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대응이 어렵다. 블로킹이 발생하게 되면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동경로가 정상상태와는 매우 달라지는데, 대기흐름의 강한 비선형성이 주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발생과 성장에 관한 예측이 매우 힘들다. 따라서 일기예보에 있어서 중장기예보를 어렵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 

블로킹 현상은 겨울과 봄에 걸쳐서, 그리고 태평양과 대서양의 상공에서 주로 발생하며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20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블로킹 현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반면 몇 가지의 단순한 구조로 출현한다. 대표적으로  렉스형과 오메가형이 있는데, 전자는 남북으로 거의 대칭에 가까운 것이고, 후자는 그리스문자 Ω처럼 북쪽으로만 제트류를 편향하게 한다.

이러한 블로킹 현상은 최악의 캐나다 산불의 연기가 미국까지 흘러가게 해 피해를 키웠다. 최근 미국 북동쪽에 저기압이 계속 머물면서 퀘벡 주에 발생한 산불 연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렸고, 내려온 산불 연기로 인해 뉴욕과 그 주변의 대기질이 악화된 것.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블로킹 현상은 지난 주말쯤 해소 되었다. 현지에서는 점차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산불 연기가 대서양 등으로 물러난 것. 

한편, 블로킹 현상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준다. 미 북동부 상공의 블로킹 현상이 도미노처럼 베링해의 저기압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 우리나라 북쪽 상공에도 당분간 저기압이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상층으로 찬 공기가 계속 내려오고 특히 당분간 전국적으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블로킹 현상으로 인해 대기가 불안정하고 비가 내리면서 돌풍과 함께 벼락이 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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