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 기자ㅣ최근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9.4%(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를 달성하는 등 종영 후에도 다시 언급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그리고 ‘닥터 차정숙’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차정숙의 남편이자 희대의 불륜남 ‘서인호’를 연기한 배우 ‘김병철’이다.

[사진/엄정화 인스타그램]
[사진/엄정화 인스타그램]

그는 ‘닥터 차정숙’에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처자식을 두고 첫사랑과 바람을 피워서 혼외자까지 낳게 한 불륜남인데 아이러니 하게도 마냥 밉지만은 않다. 극 중 유일한 빌런이면서 한편으로는 코믹 연기를 담당하는 캐릭터였는데, 정숙의 생일 케이크에 얼굴이 박히는 등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장면들로 인호는 ‘마성의 하남자(상남자 반대말)’, ‘귀여운 쓰레기’ 등의 애칭을 얻었다.

김병철은 1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평을 들은 데 대해 “그 정도로 평가해 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고, 나쁜 사람이라도 나쁜 면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면모를 찾아 연기에 반영하니 보호본능이 생긴다고 하더라며, 시청률 숫자를 볼 때 정확하게 인기를 실감한다”고 대답했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닥터 차정숙’의 서인호처럼 바람을 피우는 남편은 인기보다는 비난받는 캐릭터였다. 김병철도 서인호를 연기하는 데 있어 외도, 불륜 관계를 순화시키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즉 바람을 미화하지는 않았지만, 김병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로 서인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화했다는 의미다. 서인호가 잠결에 아내에게 따귀를 맞고 얼떨떨해하는 장면에서는 짠해 보이기까지 한다.

김병철은 2016년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보아라, 결국, 파국이다“라는 명대사를 남겨, 지금까지도 ‘파국이’로 불리기도 했고, 이후 2018년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차민혁’ 역할을 맡으며 또다시 주목받았다. 

[사진/이웃사촌 스틸컷]
[사진/ 영화 이웃사촌 스틸컷]

하지만 김병철도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까지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도깨비’라는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김병철에게는 10년의 무명 시절이 있었다. 그는 작업이 아예 없을 때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으며 한동안 초등학교 연극 교사를 하며 연기를 그만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김병철은 배우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꾸준히 단역, 조연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얼굴을 비추었고, 2001년 연극 ‘세 여자’로 데뷔 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던 경험들이 시간이 지나 빛을 발한 것이다.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로 인지도를 쌓고, 이후 ‘스카이캐슬’, ‘닥터 프리즈너’, ‘쌉니다 천리마마트’,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왔다. 작품 선구안이 좋아 작품이 연달아 흥행하는 것 같다는 반응에 대해 운이 좋아 좋은 작품들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하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하는 김병철.

크고 작은 역할들을 성실히 소화하며 달려온 김병철은 어느덧 데뷔 23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닥터 차정숙’ 종영 후 한 인터뷰에서 여전히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우럭 닮은 양반’, ‘도깨비’에서는 ‘파국’, 이번 ‘닥터 차정숙’에서는 ‘마성의 하남자’라고 불린 김병철. 앞으로 또 어떤 수식어로 만나게 될지 기대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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