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제법 뜨거워진 날씨. 벌써 2023년의 절반인 6월이 되었다.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여름옷을 정리하면서 여름을 준비하는 사람들. 영화도 여름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여름이면 반드시 봐야 하는 공포 영화. 우리의 그 시절 여고에서 발생한 공포 이야기, 여고괴담(Whispering Corridors)을 살펴보자. 

<영화정보>       
여고괴담(Whispering Corridors) 
액션 // 1998.05.30. // 한국 
감독 – 박기형 
배우 – 이미연, 박용수, 김규리, 최강희 

<진주가 학교를 계속 다니고 있어>
치마를 입은 하얀 맨발이 물웅덩이를 밟고 지나가면 스산하게 서있는 학교 건물, 불안한 얼굴로 교무 수첩을 뒤적이며 교무실에 혼자 남은 여교사 박기숙(이용녀 분)이 졸업 앨범에서 무엇인가를 확인 한 듯 전화를 걸어 ‘진주가 학교를 계속 다니고 있어’라는 말을 채 끝나기 전에 전화는 끊기고 곧 청체 모를 무언가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날이 밝고 햇살이 비치는 학교 교정. 가장 먼저 등교한 지오(김규리 분)와 재이(최강희 분)가 학교 난간에 매달려 있는 담임의 시체를 발견한다. ‘늙은 여우’라는 별명의 이 여교사의 죽음 뒤, 새로 담임을 맡게 된 오광구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악독 선생. 

이 선생은 선생님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악질이다. 모범생에 외모도 뛰어나고 집안 배경도 남부러울 것 없는 소영(박진희 분)은 악질 선생인 오광구에게 특별한 총애를 받는데, 그 총애는 때로 총애 이상의 의심스런 터치로까지 발전한다. 체육관에서 박선생의 의문스런 자살을 목격한 학생들의 함구 명령을 받을 때는 일명 사랑봉이라 불리는 막대기로 가슴부분을 찔러대며 갖은 모욕을 준다. 

한편 자신의 모교에 문학 선생으로 부임해 온 은영(이미연 분)은 자신의 담임이기도 했던 박선생이 죽기 전날 밤, 전화기에 남겼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돈다. 마지막 통화에서 남긴 진주라는 이름은 9년 전 무당의 딸이라는 이유로 담임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결국 사고로 죽은 친구였던 것. 

학교는 평정을 되찾지만 은영만이 진주의 존재를 느끼며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우선 옛날 진주가 지녔던 방울종까지 가지고 다니고 애들에겐 점쟁이로 통하는 지오가 눈에 뛴다. 그런데 오선생에게 미움이 단단히 박힌 지오가 죽은 선생의 모습을 그린 것이 들통나 오선생에게 구타를 당하고 혼줄이 나는데, 그날 밤 학생들의 공포 대상인 오선생이 숙직 중에 잔인한 모습으로 살해되기에 이른다.

<하고 싶은 이야기>   
- 그 시절 최고의 공포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 영화는 여배우들의 등용문이라고 할 만 큼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 중 여고괴담 1은 잘 짜여진 스토리와 공포 장치로 흥행과 평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성적이 우선으로 매겨지는 우리사회와 그때도 지금도 사회적 문제로 꼽히는 학교폭력은 ‘공포’라는 소재로 매개되고 그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경종으로 다가온다. 1998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 그 이후로도 많은 여고괴담 시리즈가 등장했지만 단연 시리즈 1은 지금까지도 레전드로 꼽히고 있다. 

- 공포를 넘은 울림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공포의 소재를 넘어선 이야기의 울림 때문이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왕따’에서부터 시작한다. 요즘 시대에 부합하는 말이라면 ‘학교 폭력’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여기에 성적비관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적지 않게 반성을 주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과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이야기. 이것이 과연 20년이 훌쩍 넘은 과거의 이야기라고만 할 수 있을까.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공부를 잘 한 친구가 정말 성공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두고 주변을 돌아 볼 때, 당신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으신가요. 물론 학생의 신분에 공부는 중요한 책임 중 하나이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학창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건강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따뜻한 이 하루에 감사함을 표현해 보면 어떨까요.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