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은 음색뿐만 아니라 외관 또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화려한 고음부터 가슴을 울리는 중저음까지 바이올린이 조화롭게 빚어내는 음색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바이올린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악기이자, 누구나 한 번쯤은 연주해 보고 싶은 악기이다.

하지만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토록 까다로운 연주하기 아까운 악기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미 전 세계 음악계가 인정한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을 배출했고, 많은 차세대 연주자들이 그 뒤를 이으면서 대한민국을 예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음악 강국으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바이올린 연주 지망생 저변 확대와 음악 영재를 키우는 탄탄한 교육 시스템과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수고가 있었음이 자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송파구에서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는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 장의영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장의영 원장
▲ 장의영 원장

Q.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시립교향악단과 KBS 방송국 앙상블 단원 활동을 경험하면서,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이후 해외 생활을 하면서 공부하고 쌓은 경험으로 방과 후 강사 활동을 했었는데, 항상 시공간적인 제약으로 내가 가진 것을 다 펼치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과 잠재력에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해서는 여기에 최적화된 공간과 프로그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을 담아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을 열게 되었다.

Q.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바이올린의 기본 음정과 박자에 대한 개념과 연주 지도가 주된 수업이며 키즈반, 초등반, 전공반 이렇게 세 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키즈반은 바이올린과 친숙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스마트폰 앱과 자연 재료로 직접 음표를 만들어 보는 융복합적인 놀이를 병행한다. 또한 본인이 오선지에 그린 음표를 연주해보며 음악적 자신감을 갖게 한다. 집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레슨 횟수는 많이 가져간다. 초등반은 연주의 기본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둔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전공 여부를 결정하는 시기이므로 콩쿨이나 오디션을 경험하게 지도한다.

전공 반은 예중, 예고, 음대 입시를 준비하거나 전공생들의 연주 과제 곡들을 소화하는 과정으로 매우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난이도 높은 콩클, 오디션 그리고 협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이런 클래스 구분과는 별개로 전체 인원이 다 함께 참여하는 바이올린만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합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Q.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그동안 아이들이 거둔 좋은 결과가 내가 추구했던 방향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지금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그리고 송파 구립 청소년교향악단 합격생들을 배출해왔다.

비 전공생들도 마찬가지이다. 바이올린 열심히 하는 만큼 학과 공부도 최선을 다하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외고에서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았던 우리 학원 학생이 서울대학교 경영학부에 입학한 것이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특히 이들은 내가 맨 처음 바이올린 잡는 법부터 가르쳐 온 아이들이어서 더욱 더 그렇다.

나는 맨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좋은 소리를 경험하고, 스스로 만들어 내 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에 집중한다. 바이올리니스트마다 각기 다른 특유의 소리가 있는데 그것은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느끼고 반응하는 형태에 그 근원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학원 아이들은 어딜 가도 바이올린 소리 울림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기본이 튼튼하면 멀리 높이 날 수 있을 것이다.

▲ 클래스 수업과 별개로 전체 인원이 함께 참여하는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합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클래스 수업과 별개로 전체 인원이 함께 참여하는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합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Q. 린츠바이올린 음악학원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바이올린은 결코 배우기 쉽지 않은 악기이다.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겠지만 실력이 늘지 않으면 더 이상 지속하기 매우 어렵고 결국은 포기하게 된다. 어렵게 바이올린과 인연을 맺었다가 중간에 한계를 느끼고 포기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정확하게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어렵게 돌아가면 학생들이 지치고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더욱 쉽게 체득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론으로 연주 실력이 지속해서 좋아지게 하는 걸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실력이 늘어야 바이올린 연주가 재미있어지고 재미있으니까 더 연습하고 또 그만큼 실력이 좋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초보 단계면 중급단계를 목표로 유도하고 고급 단계에 있는 아이들도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사실 우수한 학생들 간의 격차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므로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미세한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지 바로 찾아낼 수 있다. 그 미묘한 포인트를 분명히 인식하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아는지 아닌지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십시오.
A.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제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이다. 원하는 입시나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물론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이보다 더 가슴 뿌듯한 것은 사제 간에 서로 인간적인 신뢰를 확인하는 순간들이다.

고학년으로 올라가 이제는 우리 학원에 다니지 않게 되었지만, 가끔 찾아와 나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학원 후배들에게 좋은 멘토 역할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실력 키우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적인 신뢰를 쌓았기에 이들의 더 큰 실력 성장과 인격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본다.

그리고 한 학생은 독감 예방 주사를 맞기로 되어 있었는데 주사 맞고 팔이 아프면 학원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합주를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접종 일정을 뒤로 미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연주한 지 한참 뒤에야 부모님에게서 들었을 때 어린아이의 속 깊은 배려심과 연주에 임하는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졌다.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를 말씀해주십시오.
A. 외람된 이야기이지만 내가 25년간 쌓아온 티칭 경험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예전에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했던 시절, 바이올린 천재를 만나 가르친 적이 있다. 이 아이는 놀라운 성장세로 소년한국일보 음악 콩쿨에서 전체 대상을 수상하고 나중에는 금호영재로 선발되었다.

당시 젊은 열정으로 정말 치열하게 악보를 분석하면서 혼신을 다해 가르쳤다. 이때 나의 눈높이는 이런 수준에 맞춰진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기대하는 수준은 높은 편이어서 웬만해서는 스스로 잘 만족을 못 하고 계속 더 수준을 높이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나의 이런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오케스트라 합주 프로그램이다. 우리 학원 블로그에 합주 영상을 게시해 놓았다. 비록 전문 연주자들 영상과는 수준 차이가 있겠지만 다양한 레벨의 아이들이 바이올린만으로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만들어 내 원곡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초반 학생들은 이 합주에 참여하려고 열심히 연습하고 이미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은 좀 더 난이도 높은 파트 연주를 욕심내게 된다. 레벨 단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합주는 동기 부여 프로그램인 동시에 즐겁게 연습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바이올린 학습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학원을 설계할 때부터 전체 인원이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
A. 앞으로도 내가 가진 능력이 있다면 아낌없이 쏟아부어 인연을 맺은 학생들의 바이올린 연주 잠재력을 완벽히 끌어내서 이들의 재능을 꽃피우게 하고 싶다. 전공자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야 할 것이고 비전공자도 웬만한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전문 연주자는 아니지만, 바이올린을 수준급으로 연주하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바이올린 미니 오케스트라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점점 레퍼토리가 다양해지고 그 수준도 계속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A. 아무래도 이 글을 읽게 되는 분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님이 많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음악적 천재성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바이올린이 아니더라도 꼭 한 번 악기를 손에 쥐어져 보길 제안한다. 최근 전 세계 음악계에서 극찬을 받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사례에서 보듯, 우연한 계기로 인생의 향방을 정하는 결정적인 재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의 사라 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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