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다자인=이윤아Pro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일은 실무 방문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2019년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G20 정상 회의 참석차 오사카를 찾은 후 약 4년 만이고, 양자 차원의 정상 방문으로는 2011년 12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방일 이후 약 12년 만이라, 그 성과에 관심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이 형성된 가운데, 특히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하면서 이목이 모이고 있다. 

셔틀외교는 “(두 장소를 자주) 오가다(왕복하다)”라는 뜻의 ‘셔틀(shuttle)’과 외교가 합쳐진 말로, 본래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국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제3자 또는 제3국을 활용하는 외교 방식 또는 국제관계를 말한다. 

셔틀외교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1973년이다. 당시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미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가 양측을 오가며 평화 협상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였는데 이를 두고 셔틀외교라는 말이 처음으로 공식 사용되었다. 이후 ‘셔틀외교’의 의미가 확대되었다. 외교 현안사항들을 수시로 협의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양국 또는 제3국을 오가며 벌이는 외교 등 양국 간 정례 실무회담 활동에도 ‘셔틀외교’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한일 관계에 있어 ‘셔틀외교’가 자주 등장했는데, 2008년 4월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2005년 이래 중단되었던 셔틀외교 복원에 합의한 것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후 한일 정상이 매년 상호 방문하는 외교 방식을 ‘셔틀외교’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일간 셔틀 외교는 2004년 양국 정상이 1년에 한차례 상대국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시작됐다가 2011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그리고 이번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셔틀외교에 합의했고, 실제로 이것이 이행되면 약 12년 만의 셔틀외교 재개가 된다. 

정상회담을 진행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3분간 극소수 인사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을 진행한 뒤 곧바로 확대회담을 이어갔는데, 이때 ‘셔틀외교’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기시다 총리가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한일 정상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셔틀외교를 재개하는 데 일치했다"라고 밝히며 ‘셔틀외교’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모두발언 이후 윤 대통령 역시 "기시다 총리께서 말씀하신 양국의 셔틀외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라며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 모두가 셔틀외교에 공감을 한 것으로 사실상 셔틀 외교가 복원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한일 정상이 ‘셔틀외교’를 사실상 복원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행보는 양국이 오랜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고 관계 개선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12년간 중단된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에 합의하면서 난마처럼 얽혔던 갈등 현안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걸로 보인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연내 답방이 이뤄져야 '셔틀외교'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 상황으로, 기시다 총리의 방한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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