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한국 대통령의 방일은 4년 만이었으며 방일 첫날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셔틀외교 복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경제안보협의체 발족 등에 합의했다. 한일관계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방일 관련 내용을 알아보자.

한일 양국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계기로 12년 만의 정상 ‘셔틀외교’ 복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및 수출규제 갈등 봉합 등에 합의하며 관계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번 방일을 통해 재확인된 양국 간 산적한 리스크 요인,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국내 일각의 비판 여론 등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순방 첫 일정으로 도쿄시내 한 호텔에서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인사 등 각계각층 130여명의 재일동포들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한일관계가 불편하거나 악화되면 동포들부터 힘이 든다며 정부 대표로서 동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하면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총 84분간 소인수·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양 정상은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래’와 ‘협력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2011년 이후 12년간 중단된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한 것이 눈에 띄는 성과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답방 성격의 방한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연내 방한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 정상은 불안정한 지위에 있었던 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에 합의했다. 한일 안보대화의 조속한 재개, 경제안보협의체 발족 등 소통 창구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정상회담에 맞춰 경제분야 핵심 현안이었던 수출규제 갈등도 봉합됐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고 한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방일 이틀째 윤 대통령은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과 스가 요시히데 차기 회장 내정자 등 정계 핵심 인사들을 만나 한일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양국 재계인사들이 두루 참석한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해 미래지향적 한일 경제협력 비전을 논의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번 회담의 물꼬가 된 한국의 징용 해법 발표에 대해 일본 측이 기대했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기시다 총리도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징용 문제와 관련해 직접 사과하거나 진전된 인식을 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국내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징용 문제의 독자적 해결’이라는 결단을 내렸음에도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외교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양자 또는 다자 관계에서 판을 바꾸는 것이라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는 커다란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한일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리고 일본 방문은 단 이틀이었지만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됐고 국제관계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에 비판적 여론이 있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은 야당의 역할이고 존중한다면서도 역사의 큰 흐름이나 국제질서의 큰 판을 읽지 못하고 너무 지엽적 문제를 제기하거나 과도한 용어로 정치쟁점으로 만들려 하는 것 아닌지 국민들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욕 외교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국회가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망국적 야합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성과에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 입장을 밝히며 경제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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