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생활하고 성장한다. 가장 처음으로 노출되는 사회화 환경이자 처음 맺는 인간관계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가족만큼 아동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환경은 없다.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활발히 가족과 교류하는지가 아동의 발달 정도를 좌우할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아동이 발달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마찬가지다. 정신적, 언어적, 신체적 발달 지연을 개선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이에 대한 가족의 지지와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양육환경에 놓인 아동일수록 발달 지연을 보다 빠르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하여 의정부시에서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를 운영하는 박영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
▲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

Q.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는 내 아이가 아픈 아이였다. 말하는 것, 걷는 것이 모두 느렸다. 많은 센터를 전전했지만, 아이는 크게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아이가 5살이 됐을 때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아동학, 특수교육 석사, 박사를 공부했다. 그러면서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의 어머니에게 자문도 해주고 아동, 청소년 이상심리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학회에서 아동심리상담사, 가족심리 상담사, 교류분석 상담사 등의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센터를 오픈하게 되었다. 

특히 박사과정 중에 지도교수님을 통해 미국의 치료놀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치료놀이 전 과정 코스를 밟으며 실제 내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고 아이와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 치료놀이는 미국 자격증이라서 교수님에게 아동치료에 대해 슈퍼비젼을 받으며 진행한다. 또한 자격증 과정은 중재 내용을 직접 녹화하고 번역해서 미국 학회에 보내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까다로운 부분이기는 했지만 자격증을 받고 더 확신과 열정이 생겼다.

Q.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이곳은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 청소년, 심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 청소년과 가족에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성인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치료놀이 또는 놀이치료,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이 있으며 사회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Q.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지니위니아동발달센터는 치료놀이 프로그램을 대표로 하는 센터로 부모자녀관계개선 프로그램,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을 진행한다. 특히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에게 가족 치료놀이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말이 느린 아동들도 부모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이라서 가족의 지지와 사랑을 구조화된 놀이 안에서 충분히 다루어지면 말이 확실히 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틱, 말더듬, ADHD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이든,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아동이든 그 아동들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꽃이 피기까지는 모두 흔들리고 어려움이 있다. 피는 시간도 모두 다르다. 부모는 기다려주고 사랑을 주고 그 아이가 가진 특별함을 지지해 주고 존중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들은 각자 개성을 꽃 피우며 자기답게 힘껏 피워나가면 된다. 누군가 승리하면 누군가 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과제에 도전하면 거기에는 각자의 승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발달은 자기의 힘을 최고로 끌어내기 위한 자기와의 경쟁인 셈이다.

가끔 발달장애를 둔 어머니들은 길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는 희망이 없고 그래서 이민을 고려한다고까지 하신다. 나는 그분들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도 각자의 독특한 길은 만들어 나가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함께 해서 행복하고 기쁜 삶을 만들어 가라고 말씀 드린다. 장애아를 둔 부모님들께 강조하는 것처럼 발달은 누군가 다 만들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아이에게만 있는 특별한 길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라고 강조한다. 장미, 백합, 카라얀이 있듯이... 자기만의 꽃을 피우면 된다고.

▲ 내부 전경
▲ 내부 전경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5세 초반에 우리 센터를 방문한 아동이 생각난다. 병원에서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였는데, 엄마는 거의 상담을 포기한 상태로 에너지가 너무 없었고 아이와의 관계가 거의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치료놀이에서의 도전, 개입, 양육, 구조 모두 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족 치료놀이와 모아 치료놀이를 병행하면서 아이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엄마의 눈을 전혀 보지 않던 아동이 눈을 보기 시작했고, 장난감이 없는 방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던 아동이 엄마와 아빠가 들어오니 구조화된 놀이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바라보고 모방 의도가 생기면서 애착 부분도 많이 좋아져 3개월이 지난 후부터 말이 트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엄마와 아빠의 지지와 치료놀이 훈련이 강화되면서 아이는 정말 급속도로 변화했다. 8세 풀밧데리 검사에서 지능이 정상범주로 나오자 엄마가 떡을 센터에 돌렸다. 그때가 가장 보람찬 순간이었다. 지금도 가끔 안부 전화를 주시는 어머니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일 년에 한 두 번은 어머니들이 감사의 표시로 떡을 돌린다. 센터 전체에 떡을 돌리면 발달 아이를 둔 엄마들이 희망을 갖게 되고 나도 정말 흐뭇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상담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교육이 이곳의 노하우다. 우리 센터는 상담사들이 들어오면 반드시 원장이 주도하는 직무교육을 받도록 한다. 우선 언어치료사들에게는 플로어타임의 놀이중심 언어치료를 한달간 강의한다. 언어치료학과에서는 관계중심의 언어치료를 전혀 다루어 주지 못하고 언어에 관련된 과목만 이수하므로 발달에 대한 이해, 대상관계이론, 놀이중심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강의를 중점적으로 다시 교육하는 것이다. 놀이치료사들과 미술치료사들에게는 장애의 이해와 진단 프로그램, 뇌 발달, 아동 이상심리와 병리적인 부분에 대한 치료적 접근 등을 강의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고 엄마가 아프면 아이도 아프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발달에 문제가 생기면 엄마가 심리적인 고통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엄마들을 위로하고 휴식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정서적인 치유 개념의 갤러리와 카페, 수면실, 아이들의 놀이 공간, 아동 치료실, 청소년 심리상담실, 부모 심리상담실 등이 한 건물에 모두 함께 공존하는 토탈 발달, 상담센터 건물을 짓는 것이 나의 꿈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나는 아동의 언어 지연 문제도 부모와의 관계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물론 신경학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말이다. 아동, 청소년들은 대상(부모)을 향해 관계를 추구하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TV 등의 쾌락과 자극을 추구한다. 이들의 내면에는 “나는 세상의 도움을 받지 않을 거야, 나는 혼자야, 나는 친밀한 관계 필요 없어!”, 나는 버려졌어! 라는 내적작동 모델을 만들게 된다. 이 심리적인 메카니즘 때문에 반응성 애착 장애, 조절에 어려움(ADHD)이 있는 아동, 우울 등의 어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의 문제는 엄마의 문제와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본 센터는 모아프로그램(치료놀이), 가족치료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심리적인 문제나 발달의 문제도 엄마와 아빠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해 더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기존의 방법대로는 풀리지 않던 많은 부분이 해결되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 이 글을 접하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찾아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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