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ㅣ동성애는 인류의 시작부터 존재해왔지만 그에 대한 인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지금은 당당하게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때는 동성애자들이 조직적으로 학살되기도 했다. 나치 수용소에서 남성 동성애자들은 의무적으로 ‘핑크 트라이앵글’ 배지를 달아야 했고 수많은 모멸감을 견뎌야 했다.  

‘핑크 트라이앵글’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쓰이는 표시이다. 현재 ‘무지개기’와 함께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동성애자임을 알리던 표식으로 쓰이다 현대에 들어서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재사용되었으며, 성소수자 권리운동의 상징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본래 핑크 트라이앵글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피억류자의 의복에 부착되어 남성 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배지로 사용되었다. 동성애 수용자 중 많은 수가 수용소 내에서 조직적으로 학살되었다. 빨간색은 정치범, 검은색은 반사회적 성향, 보라색은 여호와의 증인 교인, 파란색은 이민자, 분홍색은 동성애자였다. 

나치는 동성애자를 극심하게 탄압했기 때문에 핑크 트라이앵글(삼각형)의 경우 다른 색깔보다 2~3cm 더 크게 표시했다. 여기에 핑크 트라이앵글에 유대인을 뜻하는 노란색 삼각형이 겹쳐진 표식을 단 수형자들은 최하 대우를 받기도 했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따르면 나치 정부가 여성 동성애자를 남성 동성애자에 비해 비위협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남성 동성애자들이 홀로코스트의 주 피해자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여성 동성애자들도 나치가 강요한 여성관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체포되고 수감되었다. 이 여성들은 블랙 트라이앵글 배지를 착용했다.

1970년대 이후로는 핑크 트라이앵글 표식이 동성애자 권리 옹호의 상징물이 되었으며 과거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바로 세워진 분홍색 삼각형이 사용되기도 했다. 다양한 정치적 활동에서도 핑크 트라이앵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에이즈 활동 단체 ACT-UP(AIDS Coalition to Unleash Power)은 에이즈와 싸우기 위한 상징으로서 핑크 트라이앵글을 뒤집은 분홍색 역삼각형을 상징물로 채택했다.

현재 핑크 트라이앵글과 더불어 ‘무지개기’가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존엄과 LGBT 사회 운동을 상징하는 기로 쓰이는 경우, 기에 사용된 색상은 LGBT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나타내고, 퀴어 퍼레이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깃발은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발상지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빨간색을 꼭대기에, 보라색을 바닥에 두는 무지개 색상의 여러 수평선이 겹쳐서 모양을 만든다. 다양한 색의 수평선들은 세계 동성애자들의 다양성을 상징한다.

무지개기와 함께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핑크 트라이앵글’. 나치 치하 동성애자가 겪은 수난의 역사가 담겨있기도 하다. 동성애를 중죄로 처벌했던 나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이 쉬워진 듯 하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편견 없이 동성애를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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