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 대한민국의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혁은 프랑스 최고 권위의 음악 경연대회로 통하는 롱티보 콩쿠르의 피아노 부문에서 임동혁(2001년 우승) 이후 21년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자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13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시상식 겸 갈라 무대가 끝나고 난 뒤 공동 1위를 차지한 이혁(22·한국·오른쪽)과 마사야 카메이(20·일본)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혁은 세 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고, 홈스쿨링을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선화 예술학교 예비과정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았다. 이혁은 2009년 리틀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 2012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우승 및 최우수 협주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스타 피아니스트 등용문'으로 불리는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다.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 음악원에 입학한 그는 2016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들어갔고,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교수 문하에 있다가 올해 2월 휴학했다.

피아니스트 이혁 [금호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피아노 부문이 열린 올해 대회에는 41개국에서 112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3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어 이혁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결선에 오르며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결선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같은 해 12월 프랑스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혁은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롱티보 국제콩쿠르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가 1943년 창설한 음악경연대회로,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을 대상으로 3년 또는 2년 주기로 파리에서 열린다. 롱티보 콩쿠르는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재정 지원, 경력 개발, 연주 투어, 홍보, 음반 녹음, 악기 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연주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피아니스트 이혁 [금호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롱티보 국제콩쿠르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1위에 오른 것은 2001년 임동혁(38) 이후 이혁이 21년 만이다. 이혁은 이날 총 6명이 진출한 결선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해 1등 자리를 꿰찼으며, 상금으로 3만5천유로(약 4천800만원)를 받는다. 부상으로는 수상자 음악회와 더불어 그슈타트 신년 축제, 리옹 쇼팽 협회, 치프라 재단 축제 등 20여 개의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대된다.

이혁은 "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며 "오늘 콩쿠르에서 1등을 하든, 내일 콩쿠르에서 2등, 3등을 하든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그저 음악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콩쿠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라며 "음악을 통해서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풀어내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13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시상식과 갈라 무대를 마치고 피아니스트 이혁(22)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혁은 다음 달 20일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 자선 공연도 연다. 수익금은 중앙대병원 어린이 병동에 입원 중인 소아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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