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다는 국내 청년작가들의 설 자리와 대중과의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하여 양주점의 1,100평 규모 증축과 함께 30여평 규모의 아트갤러리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였다. 그 첫 전시의 주인공인 임예진 작가와의 소중한 인연을 축하하며, 임예진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Q.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의 숲을 강한 색감과 질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임예진입니다. 저는 저만의 특별한 산의 풍경을 그립니다. 어릴 때부터 변함없이 존재하는 숲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면 한없는 평안함이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일상에 지칠 때면 종종 어린 시절의 숲을 추억하며 의지해왔습니다. 

물론 이는 저의 인식의 풍경이며 일종의 도피처입니다. 즉, 과거에 대한 기억과 현재의 감정이 뒤섞여 만들어진 가상의 숲일 뿐이죠. 그런데 이는 저의 마음속에서 실제와 묘하게 관련을 맺으며 강력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실제로 존재하는 숲에 대입시키는 시도를 끊임없이 감행합니다.

Q. 주로 활용하는 도구가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와 같은 표현을 위해 제가 주로 활용하는 도구는 롤러입니다. 롤러는 화면 위를 회전하면서 마찰합니다. 안료를 평평하게 다지거나, 물감의 원액이 직접 베어 나게 함으로써 복잡하고 미묘한 촉감적 표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롤러가 지나갈 때 생겨나는 질감과 색감이 층층이 두껍게 쌓아 올려지는 과정은 마치 산을 통해 제가 느꼈던 낯선 익숙함과 안식을 재 시각화하는 경험과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이는 통상적인 붓질로는 도무지 표현할 수 없는 느낌입니다. 롤러가 지나간 날카롭고 거친 표면을 통해 자칫 당연하고 평범할 법한 공간은 색다르게 재해석됩니다. 작업의 마지막에는 저의 손을 직접적인 도구로 사용 합니다. 이를테면 너무 거칠어진 부분을 다듬거나 물감이 부족한 부분은 채워 넣으며 저만의 유토피아가 담긴 숲을 끊임없이 어루만집니다.

저는 지나버린 과거와 지금 겪는 현재의 감정이 뒤섞인 시공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존재하는 숲의 풍경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곧 낯선 평안함에 도취되는 치유적 행위의 일환이기도 하죠. 이를 통해 우리 각자의 포근했던 기억이 다시금 소환되기를 바랍니다. 개개인이 경험한 자연의 평온함을 화면에서 느끼며 저의 숲 속 저편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시공이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Q. 브루다양주 갤러리의 첫 전시 오픈을 함께하게 된 소감과 계기를 알려주십시오.
A. 좋은 장소에서 첫 전시를 오픈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이미지가 매우 중요할텐데 그 자리의 기회를 저에게 주셔서 저의 작품들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작품들이 어두운 작업실 구석에만 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브루다양주 갤러리는 많은 사람들이 설렘을 품고 여행의 마음으로 들리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 분들의 기분 좋은 여행길에 저의 작품이 하나의 미적 기쁨이 되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전시에 임했습니다.
 
Q. 작가로서 브루다양주 갤러리와의 소통과 전시의 진행은 어떻게 느껴지셨나요?
A. 작가로서 많은 존중과 배려를 받는다고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어린 작가들을 막 대하는 분들도 종종 뵙곤해서 미팅 때마다 긴장하면서 가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저의 작품을 정말 좋아해주시고 가장 최선으로 디피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브루다양주 갤러리와 카페의 한분 한분들이 다 이 공간과 장소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모습이 느껴져서 저도 덩달아 가장 좋은 설치를 위해 행복한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청년작가로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과 아쉬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가장 큰 어려움은 불안함인 것 같아요. 앞으로 내가 이 일들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나의 작품을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다면 나의 작업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지, 무엇보다 내가 작가로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 고민들은 계속해서 가지고 가야하는 불편한 동반자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마음의 가장 큰 원인이 작업실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사 수료 후 작업했던 학교에서 나와 집의 한쪽에서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큰 작업을 하고 싶어도 서울에서 의 작업실 비용은 너무 비싸고 무엇보다 완성된 작품을 놓을 공간도 없어서 결국 현실적으로 소품을 그리거나 아예 작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학교에서 나오고 나서 안정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공동체가 없음에 아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Q. 브루다양주 갤러리와 함께 일을 시작하면서 작가님께 좋은 일이 더불어 생겼다고 들었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A. 맞아요! 상상치도 못했던 기쁜 일들이 생겼습니다. 작업실의 부재와 잇따른 공모의 불합격으로 인해 작업에 대해 많이 지치고 회의감이 들었을 때 브루다양주 갤러리에서 진행한 청년작가 후원공모전을 알게 되었고, 지원서를 내고 오래 지나지 않아 연락을 받게 되어 빠르게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브루다양주에서의 전시기획을 하며 만난 브루다 실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저의 작가로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함께 고민해주셨고, 실장님의 소개로 작업실이 마련되고, 작가 기획사에까지 소속작가로 소개받아 합류하게 되는 너무 기분 좋은 일들이 함께 연결 되었습니다.

카페 운영이 전부가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성장과 후원에 진심인 분들이 이곳에 계시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카페에서 진행한 청년작가 후원사업이라는 공모에 지원하긴 했지만, 이렇게 진심으로 작가들의 입장을 생각해주고 실질적인 작업공간마련에 대한 도움과, 작품활동을 위한 기획사와의 연계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줄은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이에요.

브루다 전시를 하기 전에 올해까지만 작업을 하고 계속 이렇게 길이 안보인다면 작가의 길을 내려 놔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무너져있었는데, 이 소중한 만남들을 통해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갈 용기와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꿈만 같고 이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다시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또 다른 청년작가 지원자들에게 브루다양주 갤러리를 추천해주실 만한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카페갤러리의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상업갤러리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께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친근한 전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브루다양주 갤러리는 기산저수지와 산들로 둘러쌓여 있는 정말 멋진 장관과 함께 전시할 수 있어서 일반적인 화이트큐 브를 넘는 재밌는 전시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갤러리 또는 작품으로 소통하게 되는 여러 관객 여러분들께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A. 숲에 가서 숨을 크게 쉬어보면 왠지 모를 그리움과 설렘, 포근하게 감싸주는 평안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을 그림에 모두 담고 싶었지만 저의 욕심일 수도 있겠지요. 숲의 단순한 이미지와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그 안에서 발견되는 거칠고 부드러운 덩어리와 곧게 솟은 나무의 움직임까지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마주친 숲에서 여러분도 무언가를 마주치길 바랍니다.
 
브루다 관계자는 “카페 운영을 통해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문화 예술분야의 청년 작가들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및 후원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브루다 양주점은 약 1,100평 규모의 카페로 다양한 베이커리와 디저트, 별관의 30평 규모의 아트갤러리와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와 연결되어 있는 산책로를 이용하여 인근 기산저수지를 둘러볼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양주 가볼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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