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2분기 696억9천만달러(약 91조4천억원) 매출액과 160억달러(약 21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2.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3.6% 감소했다. 특히, 이런 매출액과 순이익은 월가의 평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집중력-우수성-생산성”

우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생산성과 집중력 향상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지난달 27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우리의 전체 생산성이 직원 수에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가 있다"며 "미션과 제품, 소비자에 더욱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제품의 우수성과 생산성에 대한 기준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구글 제공]

심플리시트 스프린트 도입

피차이 CEO의 이런 언급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 나왔다. 그는 "더욱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17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의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빠른 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심플리시티 스프린트'(Simplicity Sprint)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프린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기술 스타트업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짧고 집중적인 추진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이를 위해 8월 15일까지 내부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그리 정신 강조

피차이 CEO는 최근에는 내년까지 투자와 채용 속도를 줄이겠다며 직원들에게 "더 긴급하고 더욱 배고픔의 정신으로 일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직원들은 해고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지만, 구글 측은 "전체 인력을 줄이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그러나 구글 인사책임자 피오나 치코니는 해고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일 필요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고 CNBC는 덧붙였다.

명실상부한 IT 허브로

한편, 구글은 새로운 행보에도 나섰다. 신흥 'IT 허브'인 시카고 중심부의 유명 빌딩 '제임스 R.톰슨 센터'를 매입한 것. 매매가는 1억500만 달러(약 1천400억 원)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일리노이 주 정부가 톰슨센터 인근의 7천500만 달러짜리 빌딩과 현금 3천만 달러를 손에 넣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번 거래에 대해 "시카고가 IT업계에 매력적인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할 뿐 아니라 납세자들의 혈세를 아끼고 도심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 시카고 운영 책임자 캐런 소더는 "톰슨센터는 단순한 빌딩 그 이상이다. 글로벌 '테크 허브'로 도약한 시카고 중심부에 구글의 존재감을 확립하고 이 도시의 심장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톰슨센터는 시카고 시청사 겸 쿡 카운티 순회법원 건물인 '리처드 J.데일리 센터'와 대각선으로 마주해있다. 시내 한복판인 셈이어서 유동 인구가 많고 입구 광장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와 시위도 자주 열린다.

구글은 총 17층·연면적 11만㎡ 규모의 이 빌딩을 개보수해 시카고 사무소 겸 중서부 본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구글은 설립 2년 만인 지난 2000년 직원 2명을 둔 시카고 사무소를 처음 열었으며 현재는 신흥 상권 풀튼마켓 구역의 '1K 풀튼' 빌딩 등에 2천여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결속과 효용성을 강조하면서 외형적인 확장도 이어가고 있는 구글. 구글의 발빠르 대처와 과감한 투자가 실적 상승으로 연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밖에 공룡 IT 기업으로서의 건강한 면모 또한 잘 유지해 나가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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