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성소수자를 일컫는 다른 말 '퀴어'.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며 성적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무대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끌었는데, 같은 공간에선 올해도 대규모 반대 집회가 함께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은 온라인에서 진행했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축제의 장이 다시 현장에 펼쳐졌고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 오늘은 영화 <대니쉬 걸>을 살펴보자. 

<영화정보>       
대니쉬 걸(The Danish Girl , 2015)
드라마 // 2016.02.17. // 미국, 영국 
감독 – 톰 후퍼 
배우 – 에디 레드메인, 알리시아 비칸데트

<내가 변하는, 사랑이 변하는 그 눈부신 순간과 마주치다!>

명성있는 풍경화 화가인 에이나르. 그리고 초상화 화가이자 에이나르의 부인 게르다. 그들은 서로 영감을 주는 환상의 파트너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다. 그러던 어느날 게르다의 작품 속 발레리나 모델이 잠시 부재하면서, 게르다는 남편 에이나르에게 모델을 부탁하게 된다. 

드레스를 입길 거부했던 에이나르. 그러나 드레스를 잡는 순간 알 수 없는 감정 에 휩싸이게 뙨다. 새롭지만 마치 익숙한 듯, 알 수 없는 설렘. 그러던 어느날 에이나르는 아내 게르다와 아주 특별한 외출을 하게 된다.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여장을 하게하고, 함께 파티에 간 것. 장난처럼 시작된 이 외출... 시작은 장난이었지만, 이 일로 두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변하게 된다. 

‘릴리’가 되어버린 에이나르. 파티에서 만난 헨릭은 릴리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국 둘은 키스를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발견하게 된 부인 게르다는 충격에 휩싸인다. 남자의 모습보다 여자인 ‘릴리’의 모습에 더 행복감을 느끼는 에이나르.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미소를 지으며 다니는 생활이 자신에게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결국 여자로 살기를 선택한다. 

아내 게르다는 변해버린 에이나르의 모습을 거부한다. 릴리가 아닌 에이나르의 모습으로, 다시 자신의 남편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게르다. 하지만 이미 릴리의 삶을 선택한 에이나르는, 그녀의 애절한 부탁을 거절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선택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영화 대니쉬걸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1920년대 ‘릴리 엘베’의 특별한 일대기를 다룬 원작 소설은, 출판과 동시에 이슈를 불러일으켰고 로젠탈 재단상과 람바다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소설 역시 약 90년 전 성전환수술을 받은 어느 화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지금보다 성소수자에 대해 더 자유롭지 못한 1920년대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 레디메인의 놀라운 연기 
영화는 여성이 되고 싶어 하는 남성의 내면에 집중했고, 배우 에디 레디메인의 섬세한 표정과 손짓, 눈빛은 영화를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도록 만든다. 여기에 사랑하는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고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게르다의 애절함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그들의 선택과 결정을 모두 동의하거나 공감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고통을 느낄 수는 있는 부분이다. 

다양성이 인정받지 못하던 1920년대. 남성이지만 여성성을 지닌 ‘릴리’가 감내해야 했던 심적 고통과 고독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연히 알게 된 자신의 정체성이지만 그는 그의 행복을 위해 대담한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약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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