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햇빛담요재단

햇빛담요재단(이사장 안젤라송)의 복합문화예술공간 ‘아트코너H’는 오는 6월 1일부터 25일까지 그룹전 <Machine Memory – 인공적인 흔적>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설치미술가의 작품세계를 갤러리 스페이스에서 조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발전된 이번 기획은, 동시대 설치미술을 바탕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드로잉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1960년대 미국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1938- )는 조각, 설치작업 외에도 드로잉 작업에 천착하며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작업의 속내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2011년 메닐 컬렉션의 큐레이터 미셀 와이트가 기획한 <리차드 세라 드로잉: 회고전 Richard Serra Drawing: Retrospective>은 작가의 드로잉과 설치 작업의 밀접한 연관성과 이전의 연구들을 통해 그간 주목 받지 못했던 작가의 특성을 조망하여 큰 예술적 성과를 획득하였다. 

이와 같은 성취에 고무되어 기획한 이번 전시 또한 네 명의 참여작가 모두 각자 다른 전기와 배경을 지니고 있으나 그들이 한데 모여 펼쳐내는 작업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얽혀있다. 이는 동시대를 담아내는 시각예술가로서의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비가시적인 예술가의 시공영역으로 안내할 것이다. 

박상호 작가의 ‘Plot’ 시리즈에서는 어딘가 익숙한 어떤 공간의 일부나 구석, 입구 등을 미완의 상태 또는 파편적 형태로 구성해 좀 더 세부적인 이야기를 표현한다. 서민정 작가의 ‘Memory Machine’은 어느 해 단체 여행을 갔던 이들이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카메라로 찍은 동일한 피사체를 액정 화면에 재생, 스캔한 작품이다. 불안정하게 머릿속을 부유하는 시각기억을 장치에 의존해 고정함으로써 기억을 ‘인스턴트화’해 묘사했다. 

최기창 작가는 ‘Zenith Drawing: 수직선 드로잉’을 통해 수평선과 수직선 그리고 점들과 교차되는 시선 등을 조형 요소로 삼아 드로잉한 작품을 선보인다. 황연주 작가의 ‘컵을 잃어버린 컵받침들’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드로잉 작업이다. 오래되어 쓸모없어진 사물들은 낡음과 덧없음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매개체로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최태호는 “전시 타이틀 ‘Machine Memory – 인공적인 흔적’은 기억과 시간, 실재와 허구라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을 통하여 작가들의 개인적이고 기계적인 사건의 현재화를 의도한다. 예측 가능한 자연적인 사고와 기계적인 인위성을 띤 작품을 통해 네 명의 예술가는 감상자와 소통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다양한 실험을 연출하고 있다. 예술의 한 장르가 된 ‘드로잉’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각 예술가로서 동시대를 반영하고, 예술적 책무를 반사적으로 반영하는 네 명의 예술가의 고뇌와 그들이 일궈낸 미학적인 성취를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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