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무장 조직 알 카에다가 항공기 납치를 통해 일으킨 테러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 건물인 펜타곤이 공격받았으며, 백악관 또는 의사당이 타겟으로 노려졌고, 3천 명에 근접한 사망자와 최소 6천여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테러는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고 사건 발생으로부터 1개월 후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시작으로 탈레반 정권이 일시 축출된다. 그렇게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찾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약 10년 후 빈 라덴은 미국에 의해 발각되고 사살된다. 이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 <제로 다크 서티>를 알아보자. 

<영화정보>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2012)
스릴러, 액션, 드라마 // 2013.03.07. // 미국 
감독 – 캐스린 비글로우
배우 –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락, 조엘 에저튼, 크리스 프랫

<9/11 그 이후, 반드시 잡고 싶었던 단 하나의 타겟>
미 정보부는 매년 거액의 예산을 쏟아 붓지만 타겟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때 마침, 정보수집과 분석에 탁월한 감을 가진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가 작전에 투입되고 그녀는 순수한 열정과 원칙에 따라 작전에 임하지만, 매번 어떤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 좌절한다. 

어느 날, 진전되지 않는 상황 속에 유일한 단서를 발견하게 된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거래를 시도해보지만 그것은 테러리스트들의 함정. 자폭 테러로 인해 가장 친한 동료마저 잃게 된 마야는 극도의 슬픔에 빠지고 설상가상으로 그녀 역시 테러리스트의 제거 대상 블랙리스트에 올라 암살 공격까지 받게 되는데…

이제 더 이상 ‘임무’가 아닌 ‘집념’이 되어버린 사건 앞에서 마야는 이 지독한 추적 과정을 끝낼 결정적 단서와 함께 마지막 작전을 감행하게 된다. 9/11 그 이후, 반드시 잡고 싶었던 단 하나의 타겟. 베일에 가려져있던 10년간의 추적이 마침내 공개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차곡차곡 쌓아올린 차분한 추적기 

액션을 기대했다면 영화를 보지 않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영화는 마지막 빈 라덴을 잡는 작전의 순간을 제외하고는 기대 이상으로 정적이고 차분하다. 9‧11테러이후 빈 라덴을 잡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계속됐고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잡혔는지, 또 어떤 과정들을 거쳤는지 궁금해 했고 그런 과정을 차분하게 담았다. 일종의 다큐멘트리에 가까울 정도... 덕분에 10년의 과정을 2시간 동안 적지 않게 함께 느낄 수 있다. 마야라는 인물이 집착하며 빈 라덴을 찾은 시간. 그 과정이 궁금하다면 시청해볼만 하다.   

- 압도적인 후반 30분 
영화는 후반 30분을 위해 달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만큼 모든 과정과 액션은 마지막 30분에 쏟아 부었다. 요원들이 빈 라덴의 생가에 침입하면서부터는 실제 영상을 보는 듯 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의 연출력을 보여줬다. 대부분 어두운 장면으로 보여 지는 영상 속 거칠게 들리는 숨소리. 모두가 대원이 된 것처럼 작전요원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차분함에서 역동적으로 바뀌는 순간의 감정들.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와 캐스린 비글로우의 연출력이 만들어낸 성공작이 아닐까.  
 

당사국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9‧11테러. 어쩌면 빈 라덴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아닌 끈질기게 집착한 마야 덕분일지도 모른다. 10년간의 숨 막히는 추적을 차분하고 차곡차곡 쌓아올린 추적기, 영화 <제로 다크 서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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