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다가오는 7월 28일 영화 <모가디슈>가 개봉한다. 코로나19로 영화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오랜만의 한국 영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더불어 영화의 주인공인 김윤석과 조인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 수많은 대표작이 있지만 배우 조인성에게는 영화배우로서 지금의 그를 만들어 준 영화가 있다. 바로 <비열한 거리>다. 

<영화정보>       
비열한 거리(A Dirty Carnival, 2006)
범죄, 액션, 느와르 // 2006.06.15 // 한국 
감독 – 유하
배우 – 조인성,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지금 여기, 그 남자의 비열한 카니발이 시작된다>
삼류조폭조직의 2인자 병두.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한번 잡지 못하는 그는, 조직 내에서도 하는 일이라곤 떼인 돈 받아주기 정도인 별 볼일 없는 인생이다.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어렵사리 따낸 오락실 경영권마저 보스를 대신에 감방에 들어가는 후배에게 뺏긴 병두는 다시 한 번 절망에 빠지지만, 그런 그에게도 기회가 온다. 조직의 뒤를 봐주는 황회장이 은밀한 제안을 해온 것. 

황 회장은 미래를 보장할 테니 자신을 괴롭히는 부장검사를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병두, 고심 끝에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황 회장의 손을 잡음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된 병두는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을 찾아온 동창 민호와의 우정도, 첫사랑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며 이제야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 병두는 동창 민호에게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데… 민호야, 너는 내 편 맞지?

<하고 싶은 이야기>   
- 믿고보는 감독 유하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린 감독 유하.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그가 펼치는 서사는 강한 액션 속에서도 시적인 감성이 느껴질 정도로 오묘한 감성을 보여준다. 영화 <비열한 거리>는 기존의 전형적인 느와르 방식을 따라가면서도 그 안에 주는 메시지를 촘촘히 전달하고 있다. 화려함이나 긴장감 넘치는 연출의 장면이나 카메라 기법조차 없지만 어쩌면 그래서 투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런 서툼이 영화의 포인트가 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삼류조폭이라는 점과 장면의 투박함이 마치 연출된 것처럼 말이다.  강렬하지만 잔잔한 감성이 남는 느와르를 찾는다면, 영화 <비열한 거리>가 제격 아닐까. 

- 조인성을 만들어준 영화 
조인성은 영화 <비열한 거리>를 통해 대한민국영화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잘생긴 배우로 유명한 그였지만, 그에게 또 다른 매력과 배우로써의 또 다른 색깔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최근 영화 <모가디슈> 홍보 촬영 당시 배우 김윤석은 영화 <비열한 거리>를 보고 배우 조인성을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 한 바 있다. 그만큼 배우들 사이에서도 당시 영화 속 조인성의 연기는 인상적 이었던 것. 조인성을 만들어준 영화. 지금까지 조인성의 수많은 역할 중 유일무이한 느와르 작품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삼류조폭 병두.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딘가 모르게 짠함이 느껴진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의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일까. 화려해 보이지만 씁쓸한 그의 인생 순간들은 어쩌면 나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치열하게 달려가는 사람들. 항상 좋을 수 있는 것은 아닌 우리의 인생. 그 씁쓸함의 생각이 뒤엉켜지는 영화 <비열한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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