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 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이 글귀는 함민복 시인의 작품 ‘봄꽃’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함 시인은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삔 발목이 낫는 것처럼, 꽃의 부드러움에 찔리면 부어오른 아픈 마음이 낫는다고 말한다.

이 표현처럼 꽃은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흔하지만 잊고 있던 꽃을 마주하는 순간, 평범한 하루는 아주 특별한 날로 변한다. 단순히 꽃을 받는 사람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꽃을 선물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이 기뻐할 얼굴을 떠올리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피에스플라워를 운영하는 박소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피에스플라워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렸을 적에는 꽃을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돈 주고 왜 꽃을 사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그러던 중 회사 생활을 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휴직을 해야했다. 휴직 동안 소위 말하는 ‘힐링’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것들을 경험해보다 원데이클래스로 시작하게 된 꽃이 큰 힐링이 되었다. 꽃을 만지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오직 꽃과 나만이 있는 오롯한 시간이 되는 것 같더라.

그 뒤로 꽃에 관심이 생기게 되고, 점차 클래스의 범위를 넓혀갔다. 결국, 국가자격증인 화훼장식기능사까지 취득하게 되었다. 이왕이면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살아보자는 큰 다짐 끝에 지금의 피에스플라워를 만들게 되었다

다들 피에스플라워라는 이름을 들으면 추신꽃집이라고 한다. 그 뜻이 아주 정확히 맞다. 손편지를 쓰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꼭 편지를 다 쓰고 나면 하지 못했던 말들이 생각나더라. 그렇다 보니 늘 편지 끝에 추신을 붙이곤 한다. P, S가 이름 영문 약자의 일부이기도 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알파벳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모든 사람에게 꽃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는 점이다. 이 이름처럼 누군가의 마지막에 항상 꽃을 남기고 싶다.

Q. 피에스플라워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맞춤형 플라워스튜디오인 피에스플라워는 고객님들이 주문하시는 품목들이라면 모두 제작할 수 있다. 가장 평범하고 인기있는 상품은 아무래도 꽃다발이고 꽃바구니도 인기가 좋다. 요새는 감각적인 화병 선물도 많이 하시는 추세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피에스플라워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일단 받으시는 분과 선물하시는 분 모두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피에스플라워스튜디오의 특징이다. 연령층별로 좋아하시는 느낌이나 색감들이 다르다 보니 상담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가까운 위치에 계시는 분이라면 방문상담을 추천해 드리고, 지역이 거리가 있다면 샘플 사진들을 보내드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에 상품을 제작한다. 그래서 아무래도 최소 2~3일 전 예약을 추천해 드린다. 하지만 급하게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가지고 있는 꽃 중에 최고의 조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한다.

취미로 배운 캘리그라피를 이용해 캘리그라피 문구도 작성해드린다. 예약해주시거나 급하게 문구를 작성하셔야 하는 분들께 제공해드리고 있는 서비스다. 현재 엽서드로잉을 배우면서 향후 엽서드로잉과 캘리그라피를 접목하려고 학습 중이다.

또한, 추가금 없이 1:1 클래스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대일 클래스를 진행하면 편하긴 하지만, 클래스를 신청하시는 수강생들에게 난이도 및 디자인까지 맞추기 위해서 별도 추가금 없이 1:1 클래스를 진행한다. 지인 동반으로 1:2 까지는 받고 있다. 모녀클래스, 커플클래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Q. 피에스플라워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우선 꽃이라는 매개체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가장 큰 가치관이다. 그런 점에서 ‘맞춤형 스튜디오’를 강조하여 내세우고 있으며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보완하고자 한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업무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에 다음 날 아침 일찍 꽃바구니가 필요하시다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갓 출산을 하신 며느리분으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답장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정말 급하게 필요하신 것 같아서 상담을 시작했다. 결국, 새벽 시장에서 꽃을 사와 고객님이 요청하신 시간에 꽃바구니를 제작해드렸다.

고객님이 너무 좋아해 주셨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친해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고객님이 피에스플러워의 바구니와 상담에 감동해 인터넷 유명 여행카페에 후기 글을 올려주셨더라. 네티즌분들이 탐정처럼 어떻게 이곳을 찾아서 연락을 주셨다. 그저 고객님이 필요하다시기에 꽃을 만들어드린 것밖에 없는데 뜻밖의 선행을 한 것 같아서 너무 보람차고 뭉클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끊임없는 관심과 마음을 다하는 노력, 항상 열려있고 일을 즐기면서 하는 마음이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특히 한정 짓지 않는 것이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꽃이라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관련된 모든 것들에 견문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 항상 열려있는 자세로 접근하기도 한다. 시야를 넓히면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Q. 피에스플라워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기념일만큼은 챙기시는 것 같다. 그래서 맞춤형, 예약제를 중점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고객님께 맞춤형으로 상품을 제작해 드리는 게 일반 꽃다발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감동적인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클래스를 많이 진행하고 싶다. 내가 아는 것을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타인에게 가르쳐 준다는 것 또한 굉장히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표가 있다면, ‘꽃처방 프로그램’을 시작해보고 싶다. 1:1 상담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도 들어드리며, 상황에 맞는 꽃을 바로 처방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나의 모토인 ‘사적인서점’ 정지혜 대표님께 영감을 얻어서 내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일이다. 더 나아가 꽃 정기구독도 기획 중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우선은 인터뷰를 보시면 내가 좀 더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다짐을 한마디 적으려 한다. 처음 꽃을 잡았던 마음 그대로 고객분들을 감동하게 하는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 지금 다 같이 힘든 시기지만,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힐링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마음만큼은 늘 꽃같이 아름다운 하루 보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그 무언가가 꽃이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