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매년 세계 가전과 IT업계와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CES(소비자가전전시회)’. 코로나19로 인해 'CES 2021'은 온라인으로 치러졌지만, 그래도 업계와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은 여전했다. 특히 5G 시대로 본격 들어서면서 다양한 기술들이 놀라움을 샀는데, 특히 현지시간 행사 기조연설을 한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버그 최고경영자(CEO)의 5G 관련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버라이즌은 5G 속도 측정 결과에서 줄곧 1위였고, 작년 3분기에는 792.5Mbps로 2위 AT&T와는 10배가 넘는 격차를 벌리며 이목을 모은 바 있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 [CES 기조연설 동영상에서 캡처, 재배부 및 DB 금지]

코로나19 속에 더욱 가속화 한 5G시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하면서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은 물론 기업들의 다양한 회의와 미팅 역시 통신기술을 활용한 언택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한스 베스트버그 CEO는 자사의 울트라 와이드밴드 5G를 통해 이미 현실로 다가온 미래를 소개하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며 "우리는 디지털 혁명으로부터 5∼7년 떨어져 살았는데 이 방대한 변화는 재택근무나 원격 수업, 원격 의료의 일정표를 가속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 그것은 미래가 되는 대신 우리의 현재"라며 미래의 생산성으로 여겼던 것이 업무 현장의 현실이 됐고, 미래의 학습이 이미 현재 학교의 현실이 됐다“라고 5G기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스포츠도 5G 관람시대

세계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5G가 실제 현실화한 사례들도 소개했다. 특히 스포츠 관람에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프로풋볼(NFL) 팬들을 위한 서비스로, NFL 앱(응용프로그램)에 탑재된 '버라이즌 5G 슈퍼스타디움 익스피리언스'는 최대 7개의 다른 카메라 앵글로 포착한 경기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홈구장인 '레이먼트 제임스 스타디움'에 도입된 이 서비스는 올해 28개 경기장으로 확대된다. 베스트버그 CEO는 "집에서든, 경기장에서든 더 몰입해 경기를 관람하고 참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 [CES 기조연설 동영상에서 캡처, 재배부 및 DB 금지]

쉽게 만날 수 없는 광경을 손 안에서

세계적 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을 현장에 가지 않고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다. 버라이즌은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협업해 앞으로 5년간 이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이나 인조물을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디지털화·스캐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인류 역사 5천년간의 미술품 150만점도 AR을 이용해 집에서도 이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베스트버그 CEO는 "박물관이 선별·조직화한 3D(3차원) 렌더링 작품이 최대의 고충실도로, 세밀한 디테일과 함께 제공될 것"이라며 "이 서비스는 '프레임 속에 들어간 신화'라는 이름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베스트버그 CEO는 "고충실도 3차원 스캔 기술을 통해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 커맨드 모듈을 승무원들이 앉았던 좌석까지 생생하게 집이나 거실에서 증강현실(AR)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G는 4차 산업시대의 중요 플랫폼

자율주행, 인공지능, 드론 등 4차 산업의 주요 기술들은 모두 5G 통신망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비단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은행업무부터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 역시 5G 안에서 소비자 품으로 가게 된다. 이에 대해 베스트버그 CEO는 "모두 5G 기술이 더 많은 장소에서 사용 가능해지면서 이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5G는 단지 또 하나의 기술 혁신이 아니라 다른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의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류업체 UPS와 함께 벌여온 드론을 이용한 소포 배달 시범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여러 개의 드론을 동시에 운영하며 도로의 교통 체증을 벗어나 물건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5G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는 있다....한국 기업들 본보기 삼아야

5G 28㎓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5G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28㎓ 도입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버라이즌은 다른 통신사가 6㎓ 이하 중대역을 활용한 것과 달리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28㎓ 대역을 도입했다. 28㎓ 대역은 중대역과 비교해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 더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전파의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한 탓에 도달 거리가 짧다. 버라이즌은 5G 커버리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 아이폰12 출시와 함께 LTE 주파수에 5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DSS(동적주파수공유) 기술을 적용했고, 이에 따라 커버리지는 늘렸지만 대신 속도가 대폭 떨어진 것이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 [CES 기조연설 동영상에서 캡처, 재배부 및 DB 금지]

국내 통신업계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28㎓의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28㎓ 대역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이처럼  28㎓ 실증에 시간이 걸리면서 국내 28㎓ 상용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등 5G 기반 서비스를 위해서는 28㎓ 대역 도입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5G 28㎓ 대역은 장비 제조사, 통신사들이 표준 기술 자체를 아직 개발 중인 단계이다. 세계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 사례를 참고해 앞으로 도입에 최소한의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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