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사회에는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편견이 컸다. 그렇다 보니 발달장애 자체를 쉬쉬하며 숨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만큼 조기에 솔루션을 얻지 못하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발달장애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이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도 줄어들고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발달장애 관련 관심이 많아지면서 전문기관의 책임도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듯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는 심리적, 환경적, 선천적 요인 등 그 원인이 복합적이다. 따라서 단순히 아동에 대한 맹목적 접근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부모 상담과 교육, 아동 상담, 재활 등의 방법을 병행해 가족 기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관하여 서울 광진구에서 SIM발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심경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광진구 SIM발달지원센터 심경애 대표

Q. SIM발달지원센터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상담 및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한 지 올해로 19년 차다. 오래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동·청소년 관련 상담을 처음 접했다. 이후 사회복지업무와 여러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회복지와 상담을 함께할 수 있는 센터를 목표로 10년의 계획을 세우고 2014년 개원했다. 본 센터에서는 아동 청소년들이 미래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심리적, 인지적 발달을 지원한다.

Q. SIM발달지원센터의 이름은 어떤 뜻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A. SIM발달지원센터의 ‘SIM’은 본 센터가 추구하는 방향의 약자를 따 만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아존중감 향상(Self-esteem up), 즐거운 놀이(Interesting play), 삶의 동기부여(Motivation in life)의 약자라고 할 수 있다.

‘SIM’의 뜻을 잘 모르는 분들은 다른 의미로 이해하시기도 한다. 대표인 내가 심씨 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성을 따서 붙인 이름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한자로 ‘마음 심자’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본래 의도한 뜻과는 다소 다르지만, 나 또한 그렇게 다양한 해석이 싫지 않다. 오히려 센터의 이름이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주는 분들이 고맙다. 

Q. SIM발달지원센터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유·아동, 청소년, 성인 생애 전반에 걸친 대상이 본 센터를 찾아주신다. 이곳에서 주로 다루는 프로그램은 언어관리, 미술관리, 놀이관리, 인지관리, 성인상담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최근 3~4년 전부터 발달장애 아이들이 아닌 일반 영유아 부모님들이 언어발달이 느려 문의를 많이 하신다. 이런 분들께 언어관리를 권해드리고 있다. 

언어관리 시작 개월 수도 매우 빨라졌다. 이런 경우는 주로 양육형태 및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어머님들과 이야기하며 노력하고 있다. 24개월 이전에 솔루션을 받고 싶다는 부모님들은 양육자의 자극이 제일 중요하다. 가정에서 먼저 최선의 노력을 하고 난 이후에 센터이용을 부탁드리고 있다.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은 미술, 놀이관리와 함께 부모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부모 자신들의 어려움이 자녀들에게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 상담을 통해 부모가 먼저 변화하고 이 변화가 자녀들의 변화를 이끌어준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있다. 인지관리는 인지능력의 불균형에 대한 치료적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문해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나 지적장애 아이들의 인지발달 훈련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 아이들은 아이마다 각각 다른 어려움이 있다. 각자 가진 약점과 강점을 파악해 약점을 줄이는 훈련과 강점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많지 않은 기능을 가진 아이들은 기능을 하나씩 만들어주기 위해 장기간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SIM발달지원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과 부모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연계도 함께 하고 있다. 지역의 후원기금도 마련하고, 기관에서도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관에도 사례관리 대상이 있으면 사례회의에 참석한다.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은 센터에 연계하여 프로그램의 과정과 진행내용을 함께 공유한다. 저소득층일수록 넓은 의미의 사회복지와 협의의 관리가 함께 필요하다. 아이들과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함께하고 있다.

▲ 광진구 SIM발달지원센터의 내부전경

Q. SIM발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발달지연 및 장애 아이들이 센터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은 항상 기쁨으로 다가온다. 상담실에 들어가지 않겠다며 울던 아이가 성장해서 학교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 중학교 때 만난 지적장애 아이가 졸업하고 취업해서 감사하다며 선물과 편지를 가져온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아이는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어머니도 가끔 들르고, 안부를 전하고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친구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고 취업해서 마지막 수업을 할 때도 함께 감사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직업으로 만의 치료사는 선호하지 않는다. 치료사들에게 소통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배경을 알면 아이의 문제행동도 이해하고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의 가정환경, 자라온 배경을 치료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상담실에 들어가면 부모와 상담이 시작된다. 일상이야기 및 학업, 진로문제에 관하여 이야기 나누고 그러한 문제로 부모들이 나에게 전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이 보람이고 기쁨이다. 아이의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다면 아이도 함께 따라와 준다.

아동과 가정에 복합적인 문제들이 존재하는 경우 사례관리와 상담이 협업이 되면 아이와 가족들의 성장과 변화에 도움을 준다. 더딘 삶의 변화이지만 지역사회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부모의 성장을 20년 이상 함께 지켜보고 장단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Q. SIM발달지원센터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이 오는 것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과 부모가 많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치료과목과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추후 더 과목을 늘려보고 싶은 생각이다. 또한, 지역의 센터들과 연계하여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양육자들의 사랑과 노력은 아이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어려운 점은 아이마다 다르다. 따라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센터는 항상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서 모든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