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이탈리아 청소년부(Ministry of Youth)에서 작성한 '2008년 청년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15~19세 청소년 중 27만 명이 학교를 다니지 않으며, 일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청소년 중 약 9%에 해당하는 수치였는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됐다.

이탈리아어로 '네네(Né Né)'라는 말은 'A도 B도 아닌'이란 의미이다. ‘네네족’이란 일도 하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는 15~35세의 새로운 젊은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자신의 비활동적인 상태에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세대를 말한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이탈리아의 네네족 27만 명 중 대부분이 일을 찾을 수 없어 실직상태로 지속됐다. 그중 5만 명의 젊은이들은 일도 공부도 하지 않는 것은 외부적인 환경이 원인이 아니라 자신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외에 1만1000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은 일과 공부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하거나 이에 대한 불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네네족은 백수와 비슷하지만 다른데, 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채 학교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 나와서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당당해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08년 경제 위기로 인해 실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면서 심리적으로 절망하거나 포기한 젊은이들이 늘어나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했다. 당시 쏟아지는 대졸자들의 숫자에 비해 취업 시장에는 월 1000유로 이하의 인턴이나 비정규직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네네족은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도 생겨났다. 네네족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이유는 학업이 미래를 보장해주지도 않으며 취직의 기회로 연결되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네네족과 비슷한 개념으로 삼포세대가 있다. 삼포세대는 연애와 결혼, 아이를 갖는 것을 포기한 세대를 말하는데 이 집단은 불안정한 직업, 불어난 학자금 대출, 오랜 취업준비 등의 문제를 떠안게 되어 사랑, 결혼, 출산을 미룬 신흥 세대를 말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오포세대라는 말도 생겨났는데, 삼포세대가 포기한 것들에 더해 고용과 주택 소유까지 포기한 청년들을 의미한다. 청년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욕망을 점차 포기하는 상황 속에서 2030세대는 이제 세대 프레임에서 벗어나 좌절보다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주체가 되어야할 2030세대의 무기력함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전반적으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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