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코끝을 스치는 겨울 소리.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지만, 여전히 자연은 가을을 아쉬워하는 듯 한 모양이다. 단풍은 기본, 아름다운 핑크뮬리 그라스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핑크 뮬리 그라스라는 흔히 핑크 뮬리라고도 불리며, 본래는 미국의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흔히 조경용으로 식재된다. 

높이는 30~90cm, 너비는 60~90cm로 모여나기하며, 뿌리가 옆으로 뻗지 않는다. 줄기는 곧게 서고 마디에 털이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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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2014년 처음 국내에 소개된 뒤 현재 전국 40여 곳 공원과 사유지 등 10만여㎡ 이상에 식재된 것으로 추산된다. 아름다운 색감과 모습 때문에 한국의 수많은 공원에서 ‘인생샷’ 명소로 꼽히기도 하는데, 특히 경기도에서는 안성 팜랜드나 포천 평강랜드 등이 핑크뮬리 명로소 꼽히면서 가을철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핑크뮬리에 위기가 찾아왔다. 외래종인 핑크뮬리는 지난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생태계 보호라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 사이에 놓이게 된 것. 

생태계 위해성 1급인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후변화에 적응해 번식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2천300여㎡에 이르는 핑크뮬리밭을 모두 갈아엎기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핑크뮬리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도는 현재 핑크뮬리 식재 장소와 재배 규모도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자연 번식을 한 경우는 없지만, 기후변화에 적응해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핑크뮬리를 통해 상당수의 농가에서는 관광 등의 새로운 소득 창출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핑크뮬리의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 지정으로 인해 농가에 적지 않은 피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핑크뮬리의 유해성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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