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바다 한복판에 섬도 아닌 해상 구조물이 나라라고 알려져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바로 영국 서퍽주 근해에 있는 ‘시랜드 공국(Principality of Sealand)’이다. 이 나라는 스스로 공국임을 선언하고 있으며 공작이 통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랜드 공국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시기는 제2차 세계 대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은 전쟁 중에 해안 방위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4개의 해상 요새와 다수의 해상 벙커를 건설했다.

시랜드 공국이 영토로 삼고 있는 러프 요새는 영국에서 10k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위치한 해상 요새였다. 1942년에 건설되었는데, 전시 중에는 150~300명의 병력이 상시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요새는 방치된 상태가 되었고 1967년 9월 2일 본래 영국 육군 소령이자 해적방송의 운영자였던 패디 로이 베이츠가 당시 영국의 영해 밖에 존재하고 있던 러프 요새에 독립선언을 발표했다.

패디 로이 베이츠는 이 요새를 ‘시랜드’라 이름 짓고 자신을 로이 1세라고 명명했다. 1968년에 시랜드는 영국 해군과 무력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법원은 “시랜드가 공해상에 있어 영국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이후 영국의 사법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주변국들도 시랜드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시랜드 같은 초소형국민체를 독립 국가로 인정한 나라나 정부는 없었다. 국제법상 시랜드 공국이 소유한 해상 구조물은 국제법상 영토로도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랜드 공국은 여전히 나라로서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곳은 자체 헌법을 가지고 있고 신분제 기반의 정치 체제를 갖고 있다. 또 여권이나 화폐, 축구 국가대표팀도 존재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3해리의 바다만 국가 소유였지만 현재는 12해리로 확장됐다.

처음 시랜드 공국에서는 패디 로이 베이츠의 가족을 포함해 20명 정도만 거주했지만 하나 둘 씩 떠나게 됐고, 2006년에는 발전기 화재가 발생해 통치자와 단 1명의 백작만 거주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로이는 2007년 '1200억원에 나라를 판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던 중 로이 베이츠가 2012년 사망했고 장남인 마이클 베이츠가 시랜드 공국을 승계했다. 이곳 국민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각종 귀족 작위, 주화, 우표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요새를 지난 1867년 최고급 호텔로 개조해 숙박 시설로 만들었다. 덕분에 국민들은 연간 GDP 60만 달러를 달성하며 소득을 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 사는 시랜드 공국의 사람들은 오랜 투쟁과 국가 마케팅을 통해 독립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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