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김동운] 최근 파주, 이천, 기흥 등 교외에 위치한 한 아울렛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유통 업계에서는 앞으로 황금 연휴기간과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 5월에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가 보복 소비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란 재난 상황으로 움츠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으로 특히 중국에서 보복 소비가 심하게 나타났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명품업체 에르메스는 현지 매장 문을 닫았고, 그 후 석 달 만인 지난 11일에 중국 광자우에 있는 매장 문을 다시 열었다. 광저우 매장 하루 판매액은 270만 달러, 즉 한화로 32억800만원 어치를 팔아 하루 판매액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보복 소비는 럭셔리 주가들에서도 평균 2% 성장폭을 보여주며 확연하게 드러났다. 또 여행 건수도 급증했는데 중국 최대 여행 예약사이트 트립닷컴의 지난 4~6일 청명절 연휴 예약 건수는 전주보다 2배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주말 하남시의 한 쇼핑 센터에는 자녀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몰려 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차장은 꽉 차 있었고 푸드코트에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보복 소비와 조금 다른 ‘보상 소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상 소비(Compensatory consumption)’란 심리적 위협이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소비 활동이다. 중국에서는 봉쇄령 등이 내려져 강제로 외출이 금지돼 소비활동이 위축된 상황이 만들어진 반면 한국은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소비 양상을 보인다.

특히 시기별로 다른 특징들이 나타났는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초기에는 가전이나 주방, 식기 홈데코 등 이른바 집콕 용품을 주로 소비했다. 이후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골프나 아웃도어 등을 중심으로 남성의류 매출이 늘어났다.

이러한 소비 경향은 실내보다 야외에서 거리를 두고 활동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아직 예년 매출의 근처에도 오지 못한 부문은 여성 의류와 잡화(화장품)가 꼽혔다.

전체 매출에서 볼 때 아직 예년만큼 경기가 회복된 건 아니지만 분위기는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5월 말이나 6월 초쯤에는 교회나 문화센터 등에서 실내 모임이 재개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다.

소비 심리 회복세로 인해 국내외 쇼핑센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보복 소비나 보상 심리로 인해 당분간 시장이 활기를 띠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해외 관광객 수가 급감해 금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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