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불과 15년 전만 해도 공중전화와 우체통은 우리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물론 PCS폰들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삶 주변에는 대부분 공중전화와 우체통이 존재했습니다.

약속 장소에 친구가 나오지 않으면 공중전화를 찾아 친구의 집으로 전화를 하던 일, 좋아하는 가수에게 팬레터를 작성해 우체통에 넣어 보낸 일들이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따뜻하게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서울시가 가로 시설물을 개선해 보행권을 회복하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을 단계적으로 철거한다는 골자의 '인도(人道) 10계명'을 발표해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지난 15일 서울시는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의 단계적 철거 내용이 담긴 '인도(人道) 10계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는 무질서하게 운영되는 30가지 종류 110만 개의 가로 시설물을 개선해 보행권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입니다.

시는 우선 공중전화 5천666개 중 올해와 내년에 각 450개를 철거하고 우체통 2천397개 중 올해 390개, 내년에 450개를 단계적으로 철거할 계획입니다. 또한 택시 승차대, 가로 판매대, 구두 수선대, 자전거 거치대 등도 이용객이 많지 않으면 옮기거나 철거됩니다.

이후 시는 제각기 설치된 신호등, 교통 표지판, 가로등, 시설 안내 표지판, 폐쇄회로(CC)TV 등을 하나의 기둥에 모아 '통합형 지주'로 관리하며, 건널목 턱, 인도로 돌출된 가로수 뿌리, 좁은 보도의 지하철 환기구, 인도 위 분전함도 정비해 보행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시는 내년에 중구 마른내길, 중랑구 신내로, 청계천로 평화시장 앞, 을지로 3·4가, 종로4가, 마곡지구, 항동지구, 고덕강일지구 등 8곳에 차량·이륜차 겸용, 이륜차 전용 포켓주차장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하고 보다 안정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좋은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공중전화와 우체통의 사용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 보행자의 안전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을 길에서 보며 추억을 기릴 수 있는 순간이 없어져 버릴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영국에는 빨간 색을 상징하며 관광객들의 마음을 뺏는 것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층 버스’와 ‘공중전화 부스’입니다. 영국 역시 공중전화 부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하나의 상징이 되어 영국을 빛내고 있습니다.

철거도 좋지만, 옛 추억을 간직할 수 있고 서울시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무언가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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