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원주민 출신 볼리비아 대통령, 14년 독재-부정선거 시위압박에 사퇴 [글로벌이야기]
최초의 원주민 출신 볼리비아 대통령, 14년 독재-부정선거 시위압박에 사퇴 [글로벌이야기]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9.11.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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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이시연 수습기자] 중남미 현역 최장수 지도자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 속에 결국 대통령직을 내놓기로 했다.

1. 첫 원주민 출신 볼리비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2006년 첫 취임한 모랄레스 대통령
2006년 첫 취임한 모랄레스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에보 모랄레스(60) 대통령은 '볼리비아 첫 원주민 지도자'이자 '중남미 현역 최장수 지도자'였다. 때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의 지도자'(BBC)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아이마라족 원주민인 그는 1959년 볼리비아 산간 지역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목동, 벽돌공장 잡부, 빵 장수 등 허드렛일을 전전했다. 이후 코카인과 코카콜라의 원료인 코카 재배를 시작하면서 코카인 재배농 이익단체를 이끌게 됐고 볼리비아 원주민 단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이후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 1차 투표 2위로 결선에 진출하며 선전했다. 그는 잇단 대통령 퇴진 이후 치러진 2005년 12월 대선에서 53.7%를 득표하며 이듬해 1월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 취임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2. 14년 독재 후 부정선거 시도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2006년 1월 대통령궁에 입성한 지 13년 10개월 만에 4선을 위한 부정선거 시도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무리한 연임시도에 민심을 잃은데다 부정선거 시비로 군경 지지마저 잃자 사퇴를 결정했다.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으나, 석연찮은 개표 과정을 둘러싼 부정 선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대선 과정을 감사한 미주기구(OAS)는 10일 여러 부정 정황이 발견됐다고 발표했고, 군과 경찰까지 나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을 종용했다. 대선 직후만 해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탄탄한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층을 고려할 때 그의 퇴진으로까지 사태가 확산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첫 취임 후 2번째 연임때도 64.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고, 2014년 대선에서도 61.36%의 득표율을 보여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3. 볼리비아에 불어온 민주화 바람

(연합슈느 제공) 대통령 사퇴에 환호하는 볼리비아 시위대
대통령 사퇴에 환호하는 볼리비아 시위대 (연합뉴스 제공)

볼리비아 좌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반정부 시위대의 ‘쿠데타’규탄이 14년 독재를 멈추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선 과정을 감사한 미주기구(OAS)는 10일 여러 부정 정황이 발견됐다고 발표했고, 군과 경찰까지 나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을 종용했다. 시위대의 거센 항의에도 부정행위 의혹을 부인하며 자리를 지켜오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군과 경찰마저 사퇴를 요구하며 돌아서자 이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아름답게 퇴장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모랄레스 대통령은 14년 가까이 지켜왔던 권력을 내놓은 채 결국 쫓기듯 대통령궁을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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