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서 원장과 양 원장이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만나 4시간 30분 가까이 회동을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 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께서 원래 잡혀 있던,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었다"고 회동 사실을 인정했다.

(Pixabay)
본문과 관련 없음 (Pixabay)

양 원장은 그러나 회동 성격에 대해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종일 공방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래전부터 교류해온 지인 간의 사적인 만남'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은 '정보기관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 수장의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몰아세우며 격돌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 원장과 양 원장의 만남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기사는 사실에 기초하지 않아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한국당은 서 원장과 양 원장의 만남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면서도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동이) 만약 총선과 관련이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 수장이 만났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원래 잡혀 있던 사적인 모임이라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설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인사가) 만남에 함께 한 것도 아닌데 왜 청와대가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지 오히려 궁금하다"며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의 입장을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