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일부 학생들에게 선망의 직업 ‘예술인’.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하며 돈까지 벌 수 있다고 여겨지는 ‘예술인’의 실상을 들여다보니, 사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예술인 대다수 예술 활동 수입이 여전히 월 100만원을 밑돌아 창작에 전념해선 생계유지조차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술인 가구 총수입은 2017년 기준 평균 4천22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민 가구소득 평균 5천705만원을 1천만원 이상 밑도는 수준이다.

예술인 실태조사는 예술인 복지와 창작환경 등을 파악해 예술인 권익 보호와 복지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2018년 5~11월 6개월간 전국 17개 시도 모집단(18만 여명) 중 5천2명 예술인을 상대로 1대1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조사 기준시점은 2017년이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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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참여한 예술인 중 전업예술인 비율은 57.4%로 3년 전(50.4%)에 비해 7.0%포인트 높아졌다. 전업예술인 중 프리랜서 비율은 76.0%로 3년 전(72.5%)보다 3.5%포인트 상승했다. 겸업예술인의 경우 예술활동 관련 직업은 기간제/계약직/임시직 형태가 가장 많았다. 예술활동 이외 직업에 종사하는 이유로는 주로 낮은 소득(46.5%)과 불규칙한 소득(27.1%)을 꼽았다.

예술인 개인이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1천281만원으로 3년 전 1천255만원보다 26만원 늘었다. 하지만 예술 활동 수입이 연 1천200만원, 월 100만원을 밑도는 예술인이 전체 72.2%에 달했다. 예술 활동 수입이 아예 전무한 예술인이 28.8%로 비중이 가장 컸고, 연 500만원 미만이 27.4%, 1천만~2천만원 미만은 13.2%였다.

분야별로는 건축, 만화, 방송연예 분야의 수입이 비교적 많은 반면 사진, 문학, 미술 분야는 수입이 적어 분야 간 예술 활동 수입 편차가 있었다.

저작권 수입이 있다고 응답한 예술인은 4명 중 1명에 그쳤다. 대중음악과 만화, 문학 분야는 저작권 보유 현황이 과반수로 높았다. 고용보험(24.1%)과 산재보험(27.0%) 등 사회보험 가입률은 3년 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예술인이 예술 활동과 관련해 계약한 비율은 42.1%(서면계약 37.3%·구두계약 4.8%)로 3년 전 30.7%(서면계약 25.5%·구두계약 5.2%)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만화, 영화, 연극, 건축, 국악 분야 서면계약 체결률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사진, 문학, 미술, 방송연계, 대중음악 분야는 저조했다. 계약체결 경험자 중 낮은 임금 등으로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6%로 3년 전(12.2%)보다 낮아졌다.

지난 1년간 외국에서 예술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3.1%로 국내 예술가들의 해외 활동 기회가 조금씩 넓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예(41.5%)와 미술(31.8%), 무용(31.5%) 분야는 해외활동 경험 비율이 높은 반면 문학(10.9%), 사진(9.6%) 등의 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예술 활동을 위한 개인 창작공간을 보유한 응답자는 49.5%로 3년 전(54.3%)보다 낮았다. 창작 공간 보유 형태는 '자가'보다 '월세'가 늘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예술'의 근간이 되는 예술인의 낮은 예술 활동 수입, 높은 프리랜서 비율 등 열악한 경제상황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어 "예술인 고용보험과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분야별 표준계약서를 확대해 공정한 창작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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