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4발 맞은 오랑우탄, 목숨은 건졌지만 실명 [글로벌이야기]
총 74발 맞은 오랑우탄, 목숨은 건졌지만 실명 [글로벌이야기]
  • 보도본부 | 최지민 pro
  • 승인 2019.03.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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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최지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오지에서 몸에 수십 발의 총탄이 박히는 등 끔찍한 학대를 당한 흔적이 있는 오랑우탄 모자가 발견되었다.

1. 발견

온몸에 총탄 박힌 어미 오랑우탄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온몸에 총탄 박힌 어미 오랑우탄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9일 아체 주 수불루살람 시 술탄 다울랏 지역의 팜오일 농장에서 덫에 걸린 오랑우탄 모자가 발견됐다고 알렸다.

30살로 추정되는 어미와 생후 한 달짜리 새끼는 아체주 천연자원보호국(BKSDA)에 의해 구조되었으며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2. 30살 짜리 암컷 오랑우탄 '호프'(Hope·희망)

다치고 굶주린 채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다치고 굶주린 채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호프는 몸에 공기총 탄환 74발이 박혀 있었고, 두 눈에도 각각 2발과 4발씩 탄환이 박혀 시력을 상실, 그리고 골반 등 곳곳이 골절된 상태였다.

호프의 새끼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외상이 컸던 데다 영양실조까지 심각해 보호시설로 옮겨지던 중 목숨을 잃었다.

'호프'(Hope·희망)란 이름은 어미 오랑우탄의 건강 상태 역시 안정적이지 못해 24시간 관찰 치료가 필요하다며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호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아체주 천연자원보호국의 삽토 아지 프라보워 국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3. 호프의 상태

현재 호프는 17일 부서진 쇄골을 수복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하지만 다시 먹이를 먹으려 하는 등 상태가 나아지고 있지만 상처가 낫는다고 해도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보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4. 심각한 위기종 ‘수마트라 오랑우탄’

부낏라왕의 수마트라오랑우탄[위키미디어]
부낏라왕의 수마트라오랑우탄[위키미디어]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심각한 위기종은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의 바로 앞 단계다.

수마트라섬의 야생 오랑우탄은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1만 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농장 개간과 제지를 위한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급속히 훼손된 결과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주변에선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 농작물을 키우는 주민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농민은 오랑우탄을 해로운 동물로 간주해 보이는 대로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삽토 국장은 "오랑우탄이 농장이나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해로운 동물로 간주해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은 오랑우탄을 비롯한 보호종을 죽일 경우 최장 5년의 징역과 1억 루피아(약 79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돼 처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인도네시아에선 작년 초에도 동(東)칼리만탄주 쿠타이 티무르 지역에서 농부들이 5∼7살로 추정되는 수컷 보르네오 오랑우탄에게 공기총 130여 발을 퍼부어 죽인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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