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약 1년 전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폐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동계올림픽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되어있고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한 발 내딛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바로 그런 올림픽 개최국에서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했다.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경기장 천장 누수 문제로 수 시간 지연된 것이다. 

2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첫날 경기는 예정시간보다 6시간이 늦은 오후 5시에 시작했다. 경기가 연기된 이유는 다름아닌 경기장의 노후한 시설 문제 때문.

경기장의 천장에서 물이 쏟아진 것은 오전부터다. 전날 내린 눈이 녹으면서 지붕 사이로 물이 샌 것이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관리하는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 운영부 측은 방수포를 덮는 등 조처를 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오후 5시로 경기 시작 시각을 연기했다.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천장 누수로 인해 지연됐다. 이날 오후 전광판에 경기 지연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천장 누수로 인해 지연됐다. 이날 오후 전광판에 경기 지연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일이 일상다반사라는 점이다. 

한 실업팀 감독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천장 누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뛰기에 매우 위험한 환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으며, 한 빙상인은 "누수된 물은 녹슨 천정으로 인해 이물질을 머금은 오염된 것"이라며 "기름기를 띈 물이 빙상장에 떨어졌는데, 이런 환경에서 경기를 뛰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고 전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건립 이전까지 국내 유일한 빙속 경기장이었다. 그 정도로 우리의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의미다. 

대한체육회는 2012년 국제스케이트장 지붕 방수 시트 공사, 2018년 마모 시트를 교체하는 방수 작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규모 동계대회인 전국동계체전에서 다시 한 번 누수 문제가 발생하는 촌극이 반복됐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노력했는가. 개최 전에도 개최 중에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우리의 실상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다.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평창은 물론이고, 기존의 인프라 마저 보완되고 있지 못하다. 

물 새는 빙상장에서 꼬여버린 동계체전.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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