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0. 사건 발생
2019년 2월 1일 일본 지바(千葉)현에 살던 10세 구리하라 미아(栗原心愛)가 아버지의 상습 폭력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24일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미아는 온몸에 폭행을 당해 멍이 든 자국이 발견됐고, 경찰은 부친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1. 일본 ‘시쓰케(仕付)’문화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가정에서 체벌을 바탕으로 ‘시쓰케(しつけ/예의범절을 가르치는 행위)가 일반적이다. 가정에서 어릴 적부터 규범, 규율, 예의범절을 가르치며 훈육을 하는데 여기에 체벌이 더해지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법률로 가정 내의 아동 체벌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민법에선 친권자에게 자녀를 훈계하는 '징계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시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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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에선 예로부터 가장 무서운 4가지로 지진, 천둥, 화재와 아버지(오야지·親父)를 꼽았다.

지진, 천둥, 화재가 공포의 대상인 것은 지진대에 위치하고 태풍이 많은 지리적 특성과 목조주택이 많은 건축 문화와 연관된 말이다.

인격체로는 유일하게 아버지가 가장 두려운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앞서 언급한 가정에서 체벌을 바탕으로 한 훈육이 일반적이었음을 의미한다.

2. 사건 INSIDE
미아는 2017년 학교에서 비밀을 보장한다며 실시한 집단 괴롭힘(이지메) 설문조사에서 아버지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설문지에 "아빠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습니다. 밤중에 깨워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립니다. 선생님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썼다.

[출처/시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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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아동보호소가 부친의 폭력을 우려해 미아를 부친에게서 떨어트려 놓는 '임시 보호' 조치를 취했지만, 부친은 “폭력을 하지 않았다”, “고소하겠다”고 난리를 피우자 학교와 시교육위원회는 “(부친의) 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며 미아가 설문조사 당시 쓴 글의 복사본을 미아의 부친에게 전달했다.

사건 당일 오전 10시∼오후 11시 10분 부친은 미아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목욕탕 안으로 끌고 들어가 한겨울에 샤워기로 찬물을 집중적으로 뿌리고 구타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부친 휴대전화에서 미아가 폭행을 당하면서 “아버지 죄송해요”라고 울고 있는 엽기적인 동영상이 발견돼 학대가 학대가 일상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게 했다. 모친 나기사(31)는 공모·방조(傍助) 한 혐의.

3. 도쿄도 '보호자, 자녀 체벌금지 조례안' 마련

[출처/시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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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일본의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최초로 자녀 학대 방지에 관한 새 조례안을 발표했다.

▲ 자녀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보호자의 행위를 '자녀 품위에 상처를 주는 벌'로 규정해 보호자에 의한 체벌과 폭언을 전면 금지

▲ 아동학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이사할 때 지역 아동상담소 간에 관련 정보 공유를 철저히 하며 도쿄도와 경찰 또한 관련 정보 공유 의무화

도쿄도는 오는 20일 도의회에 새 조례안을 제출하고 통과되면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조례안은 벌칙 규정이 없어 실효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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